[뉴 ESG-외국에서 배운다]⑨AI 특기 살린 ESG 강화 전략, 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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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22-04-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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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동방]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항목으로 떠올랐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재무지표로 기업을 평가하던 과거와는 달리 기업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느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ESG 전담위원회를 만들고 사회공헌 부서를 확장하는 등 ESG 총력 태세에 나서고 있지만 ESG 평가에 오랜 역사를 가진 유럽, 미국에 비해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지속가능한 미래에 필요한 ESG 경영 방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좋은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외국 기업들을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우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주목 받고 있다. 다양한 글로벌 ESG 인증 기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다. 대표적으로 MS는 ESG 평가 관련 세계적인 권위를 갖고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지난해 AAA등급 평가를 받았다. 

MSCI는 전 세계 상장 기업들을 업종별로 나누고, 환경(E)·사회적 책임(S)·지배구조(G) 등 각 ESG 항목을 두루 평가해 정기적으로 MSCI ESG 등급을 매긴다. MSCI ESG 등급은 긍정적 등급(AA~AAA)부터 부정적 등급(CCC~B)까지 7단계로 나뉜다. MS는 5년 연속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베스팅닷컴 선정 ESG 우수 기업 1위에 오르는 등 투자업계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중이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전 세계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MS는 다양한 지속 가능 과제 가운데서도 '다양성'을 중요시하고 있다. 여성 채용을 늘리고 남녀 임금 비율을 동급으로 조정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인종의 관리자를 채용하는 식이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해 전반적인 ESG 정책을 촘촘하게 관리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ESG 등급 [그래픽=김효곤 기자]

◆다양성과 포용성이 힘이다...젠더·인종 평등 이니셔티브 

지난해 공개된 MS의 다양성 및 포용성(D&I) 보고서에 따르면 MS가 보유한 글로벌 인력 가운데 여성 관리자의 비율이 늘고 있다. 전체 인력의 27.1%가 여성 관리자이고, 여성 임원은 22%에 달한다. 지난 2019~2020년 사이 다소 감소했던 여성 경영진 비율은 지난해 1.0%p 증가해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색인종의 관리자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임원급에 속한 아시아인은 23.3%로 전년 대비 1.8%p 증가했다. 관리자급 이상 비율도 30~3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임원 비율은 5.6%, 히스패닉 및 라틴계 직원 비율은 6% 수준에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MS는 인종 평등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유색인종 리더 비율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MS가 다양성 및 포용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 현장에서 인식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서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와 폭력 행위가 팽배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불평등을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MS는 대내외 커뮤니티에 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책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2021년 6월 기준 전 직원의 96%가 다양성 및 포용성 관련 교육을 통해 직장 내 편견을 깨는 데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성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채용을 늘리는 것도 이 전략의 연장선이다. 현재 MS가 보유한 여성 인력은 전체 인원의 29.7%로, 2020년 이후 1.1%p 증가했다. 아시아계 직원은 전체의 35.4%를 차지하고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 직원과 라틴계 직원이 각각 5.7%, 7%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핵심 인력 중 7.1%는 장애를 가진 직원으로, 전년 대비 1%p 높은 수치라고 MS는 밝혔다. 

◆환경·문화유산 보호 활동...AI, 클라우드 등 자체 기술 적극 활용

MS는 AI 기술을 활용해 환경과 문화유산 보호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AI 포 굿(AI for good)'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그간 수집해온 AI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많은 사회 문제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AI 포 굿은 △지구를 위한 AI △건강을 위한 AI △접근성을 위한 AI △인도적 행동을 위한 AI △문화유산 AI 등 5가지 축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지구를 위한 AI는 지난 2017년 6월 시작된 AI 프로젝트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MS 애저를 바탕으로 AI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SOS 마타 아틀란티카(SOS Mata Atlântica)다.

이 프로젝트는 MS 애저 머신 러닝을 바탕으로 브라질 대서양림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건강한 바다를 위해 데이터와 사람, 기술을 연결하는 협업 플랫폼인 '해양 데이터 플랫폼'이나 생태학과 천문학, 의학연구 등 다양한 분야 관련 정보를 대중들이 쉽게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 '주니버스(Zooniverse)', 영상 속 동물들을 자동으로 인식해 환경 보호 활동가들의 연구를 돕는 '잠바 클라우드(Zamba Cloud)' 등에 모두 MS 애저를 활용한다.

건강을 위한 AI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화형 시각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계 곳곳의 코로나19 현황, 백신 접종 상황 등을 이해하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게 한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당초 질병의 예방·진단·치료는 물론 지역별 건강 불평등 완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향후 5년간 총 4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문화유산 AI는 문화유산을 보호 및 보존하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그리스 정부와 손잡고 AI를 활용해 2000년 전 고대 올림피아 유적지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하기 위한 '커먼 그라운즈(Common Grounds)'가 대표적인 지원 사례다. 5000년에 걸쳐 150만 점의 예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온라인으로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르네상스도 추진하고 있다.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목표..."넷제로 목표 기업과 협력"

MS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탄소 네거티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제거하겠다는 뜻으로, 기존 기업들이 추진하는 '탄소 중립'을 넘어선 개념이다. 지금까지 배출했던 탄소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대기 중에 있는 이탄화탄소까지 제거하겠다는 좀더 적극적인 의미다.

탄소 네거티브는 발표 2년여 만에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발표 이후 1년 만에 직접 탄소 배출량이 73만톤(6%)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는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화석 연료와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한 것이 탄소 배출 감축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40만톤의 탄소 제거를 목표로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MS는 올해 탄소 제거 목표치를 150만톤으로 높였다. 또 사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탄소로 환산해 기업을 평가하는 탄소 회계 측정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20개 이상의 주요 단체가 함께 뜻을 모아 발표한 새로운 이니셔티브인 '카본 콜(Carbon Call)'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또 MS 내부적으로는 탄소 배출량 절대 상한제를 적용해 비즈니스 그룹별 연간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새롭게 설정했다. 각 부서가 탄소 배출에 대한 금전적인 책임을 지게 하는 사내 탄소세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넷 제로 달성에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지난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2%가 아시아 지역에서 나온 만큼 다른 지역 대비 물리적 기후 위험에 더 노출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화석 연료를 대체할 만한 재생에너지 솔루션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다.

일단 MS는 인도네시아 청정에너지 기업 수랴 다야(Xurya Daya)에 투자해 태양광 시장 가속화를 추진하는 한편 인도에서는 머신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 시스템을 통해 태양광 패널 제조 과정에서의 결함을 파악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칭화대학교와 협력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는 뉴럴 네트워크 기반의 대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 사장은 지난달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통해 "MS는 선도적인 기술 제공자로서 고객과 파트너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넷 제로를 목표로 하는 에너지 기업과 가장 긴밀히 협력해 세계 재생 가능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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