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방 국가들이 디폴트로 몰아넣고 있어...법적 조처 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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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4-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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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서방의 금융제재에 대해 나날이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로 몰아넣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밝혔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11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지불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디폴트 위기에 빠지게 할 경우) 당연히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러시아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이즈베스티야신문에 밝혔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어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는 외화와 루블 모두로 채무를 지불하고자 하는 노력을 확인하는 청구서를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쉬운 과정이 아니겠지만 모든 어려움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우리의 사례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장관은 러시아가 고려하고 있는 법적 조처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가 외부 채권자들에게 돈을 갚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서방 국가들이 고의적으로 디폴트 상태를 일으키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정부의 국채 이자 결제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남아 있는 귀중한 달러 보유고, 또는 새로운 수입원을 사용하거나, 채무 불이행을 맞는 것 중에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2022년, 2042년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에 대한 러시아 측 이자 지불이 JP모건 은행 계좌에서 처리되는 데 필요한 미국​ 재무부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에는 채무 상환을 위한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현재 러시아가 외부 국가에 갚아야 하는 부채는 약 21조 루블(약 303조66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전체 국채 중 20% 수준이라고 밝혔다. 약 4조5000억~4조7000억 루블 수준이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러시아 신용등급을 기존 ‘CC’에서 ‘SD’로 강등시켰다. SD등급은 일부 국가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때 적용되는 등급으로, 디폴트 직전 단계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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