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사이트 집리크루터(ZipRecruiter)가 WSJ에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6개월 내 새 직장을 구한 미국인 2064명 가운데 64%가 “현재 직장이 이전 직장보다 더 많은 급여를 제공한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거의 절반이 이전 직장보다 임금이 11% 넘게 올랐고, 약 9%는 50% 이상 임금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상당수는 1~2년 내 이직을 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24~54세 연령대의 직장인들 가운데 20%가 1년 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둘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26%는 1~2년 동안만 현재 직장에 머물 것으로 봤다.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 기간이 4년 정도인 점에 비해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집리크루터가 평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임금 추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일반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 상승률은 6%에 달했다. 이는 2020년 2월에 기록한 3.7%를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5% 상승했는데 이는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인플레이션율이다. 공급망 혼란이나 에너지 공급난 등의 문제가 완화되더라도 경제 전반으로 임금 상승세가 확산되면 인플레이션은 높게 유지될 수 있다.
다이앤 스웡크 그랜트손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상승은 (경제에) 좋지만,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실시한 WSJ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경제학자 가운데 27% 가까이가 임금 인상이 올해 인플레이션에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혼란을 주요 인플레이션 위협으로 꼽은 이들보다 많았다. 기업들은 노동자들을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동 시장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원인 알렉스 도마쉬는 "임금 상승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와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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