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서 600억 털린 우리은행 "수사 적극 협조…손실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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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이아현 기자
입력 2022-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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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려진 횡령금액만 614억…은행측 진화 급급

  • 사내 감싼 팽팽한 긴장감에 "발칵 뒤집혔다"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우리은행 본점) [사진=이아현 기자]

[데일리동방] 당초 알려진 500억원에서 600여억원으로 직원 횡령 금액이 늘어난 우리은행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28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차장급 한 직원의 6년 간 총 3차례에 걸쳐 잠정 614억원을 가로챈 사건과 관련해 "손실예상금액은 현재 미정으로 수사기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 측은 횡령 혐의를 받는 직원이 2012년, 2015년, 2018년에 걸쳐 범행을 시도했으며 은행 내부적으로 관련 예치금 반환 준비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고 알렸다. 은행 측 사건 관련 인지 시점은 전날 오후로, 해당 직원을 경찰에 고발 조치한 이후 같은 날 밤 10시 30분쯤 이 직원이 경찰에 자수해 긴급 체포된 경위를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날 수사를 의뢰했고 내부 자체 조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며 "계좌에서 돈이 인출되는 정황과 이후 계좌 관리 상황 등 세부적인 내용은 조사가 진행되는 대로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 측은 또 "해당 직원 고발조치와 더불어 발견재산 가압류 등으로 횡령 금액 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손실금액을 최소화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 당국도 사건 소식을 접한 직후 현장에 급파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우리은행 본점) 수시 검사에 나서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금감원은 우선 혐의를 받는 직원의 단독 소행으로 보고 추가 조사할 계획으로 당사자는 최근까지 본점 기업구조 조정 담당 업무를 맡아 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가 속한 부서의 상위 부문(그룹)은 여신지원그룹으로 현재 성윤제 여신지원그룹장 집행부행장보가 총괄하고 있다. A차장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우리금융은 물론 국내 메이저 금융사 통틀어 최초의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경찰은 그간 은행 측 내부 감사와 금융당국 정기 검사에서 횡령 사실이 적발되지 않았던 정황 등에 주력해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특히 A차장 개인 소행인지, 복수의 임직원이 연루된 사건이지 등을 두루 조사할 것으로 보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건을 둘러싼 우리은행의 부실한 내부통제가 문제가 된다면 담당 직원이 속한 부서장은 물론 소속 그룹장과 그 윗선까지 관리·감독 부실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00억원 횡령이 금융사 전체로 보자면 큰 액수는 아니지만 개인으로 봤을 때는 꽤 큰 규모에 해당한다"며 "개인이 경찰에 자수한 것이 연결된 윗선을 지키려는 이른바 '꼬리자르기'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내부 감사 내용과 금감원 현장 검사를 토대로 제재 내용을 결정할 것"이라며 "검사 팀원들이 우리은행에 투입돼 횡령 금액과 경위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소식이 전해진 이날 서울 중구 회현동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우리은행 본점)는 긴장감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사내 분위기를 묻자 익명을 요구한 한 본점 간부급 한 직원은 "발칵 뒤집힌 게 사실"이라며 "본점 주변으로 취재진도 몰리고 있어 당황스러운데 앞으로 회사가 어떻게 대처할지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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