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최근 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내고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할 경우 “특히 경제 활동 위축이 동반된다면 금융시스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도 금융 안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봤다.
연준은 매년 5월과 11월에 금융 안정보고서를 낸다. 해당 보고서에는 뉴욕연방준비은행 직원들이 학계, 지역사회 단체, 국내외 정책 입안자 등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가 반영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미국 금융시스템이 갑자기 악화할 가능성이 평상시보다 높다고 봤다. 인플레이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급격한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것이란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원자재 시장이 폭등하며 미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들어 국채부터 회사채, 주식에 이르기까지 상품 및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가격 변동은 연준의 긴축 통화 정책 움직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경제 둔화가 부분적으로 주도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날 보고서와 함께 공개한 서면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품 시장에서 대규모 가격 변동과 마진콜을 촉발했다”며 이는 대형 금융기관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은 현재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경제 활동을 크게 방해하거나 은행을 포함한 주요 금융기관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수준으로 보지 않았다. 또한 기업과 가계 부채의 취약성을 보통 수준으로 판단했다. 강력한 노동 시장, 높은 개인 저축율, 상승하는 주택 가격 등에 힘입어 가계의 재정 상태가 지속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수요 증가로 오름세를 탄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