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 종가기준 2600이 깨진 뒤 12일에는 2550.08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가를 다시 썼다. 지난 13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260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내 시장이 부진한 이유로는 외국인 이탈에 따른 영향이 크다. 외국인은 한 주간 1조191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갔다. 지난 11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8.3% 상승했다고 밝힌 점이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8.3%는 시장 전망치(8.1%)를 넘어선 수치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CPI 발표 이후 주식을 비롯해 비트코인과 같은 투자자산은 급락세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3대 지수 모두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12일에는 한국 테라가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가격이 고정된 암호화폐) 테라USD(UST)가 99.4% 급락했다. 가상자산 가격 동조화로 비트코인(BTC) 가격도 급락하며 1비트코인당 2만600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패닉 현상까지 나타났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달러화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1.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13일 소폭 반락이 있었지만 여전히 원·달러 환율은 1284.20원으로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 강세는 수출기업에 호재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같이 국내 대기업들 주가에는 치명적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수준까지 오르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국내 대기업 주가는 큰 폭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의 봉쇄 조치 확대,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 등도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간 저점을 하향 돌파한 시점에 주식시장 반등 조건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연준의 긴축 완화가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 물가 안정이 필수적인데, 2~3개월에 걸쳐 뚜렷한 물가 하향 안정이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4월 물가지표 실망은 연준의 긴축 기조 후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을 1개월 지연시킨 것”이라며 “악재가 강화되는 것보다 반등을 위한 트리거(방아쇠)가 부재하다는 점이 주식시장에 고민거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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