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을 통한 주택 구매가 늘면서 중개수수료나 취득세 등 부수적인 비용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영혼까지 끌어 모으(았)다"의 줄임말인 ‘영끌’이란 대출 등으로 최대한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의미다.
소유권 변경 사실을 등기부에 기입하는 절차인 ‘소유권 이전등기’도 그중 하나다.
그간 매수인이 집을 산 다음 이 절차를 법무사에게 맡겨온 것이 일반적이었다.
관련 법령이나 절차를 잘 모르는 매수인이 제때 필요한 서류를 갖추지 못하거나, 법원 등기소로부터 ‘보정명령’ 등이 나와 등기 처리가 늦어질 수 있어서다.
보정명령이란 담당 법원 등기소가 “신청서를 잘못 적은 부분을 올바르게 고쳐 다시 신청하라”라는 취지로 신청인에게 내리는 명령을 뜻한다.
또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 절차가 늦어지는 동안 잔금을 받은 매도인이 다른 이에게 소유권을 넘길 위험성도 있다.
그런데 현재 서울에서 중간 가격 아파트(KB국민은행 기준 10억2500만원)를 매수해 법무사에게 ‘소유권 이전등기’ 절차를 맡기면 100만원 이상의 돈이 든다. 대한법무사협회 보수표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집값의 0.1% 정도를 등기대행 수수료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법무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본인이 직접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는 이른바 ‘셀프 등기’를 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올해도 셀프 등기 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0.66%(3756건)였던 셀프 등기 비중은 △2월 0.71%(3890건) △3월 0.7%(4174건) 등으로 점점 늘어 지난달에는 0.84%(4863건)를 차지했다.
반면 거래 당사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법무사를 통한 등기 신청 건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0년 710만4461건이었던 법무사 신청은 지난해 656만2188건으로 감소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셀프 등기에 관심이 높다 보니 관련 온라인 콘텐츠 조회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자이TV’가 올린 ‘부동산 셀프 등기 방법’이란 콘텐츠의 경우 조회 수가 7만 6000건대에 달하기도 했다. ‘자이TV’는 GS건설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다.
또 주택 담보대출을 끼고 하는 셀프 등기 등 매수자의 상황별 셀프 등기 방법이나 후기를 공유하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셀프 등기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구민들을 대상으로 ‘셀프 등기 안내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충북 청주시 서원구 등도 셀프 등기 안내문을 제작하고,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셀프 등기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셀프 등기는 기간이 지연되거나 실수할 가능성도 있어 고객들에게 법무사 위임을 권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등기가 제때 완료되지 않으면, 은행으로서는 대출금의 담보로 잡힐 소유권이 넘어오지 않아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오영나 대한법무사협회 대변인은 “매수인이 절차에 따라 꼼꼼하게 서류를 준비해서 셀프 등기를 하면 문제가 없다”면서도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늦어지기도 하고 최악의 경우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법무사에게 등기 절차를 위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했다.
또 오 대변인은 “만약 법무사에게 어떤 업무를 의뢰한 사람한테 그 업무와 관련한 손해가 발생할 경우, 대한법무사협회가 업무를 담당한 법무사의 고의나 과실을 따지지 않고 해당 의뢰인에게 2억원을 한도로 직접 손해를 배상해 주는 손해배상 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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