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 방콕 시장에 당선된 찻찻 싯티판(55) 전 교통부 장관이 22일(현지시간) 방콕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실시된 방콕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나선 싯티판 전 장관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비공식 집계 결과 다른 경쟁 후보들과의 득표 차이를 130만표로 벌리며 사실상 당선을 확정 지었다. 2022.5.23 (사진=연합뉴스)]
태국 방콕에서 22일에 실시된 시장, 의회 선거 결과를 두고 태국 정계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하나의 지방선거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으나, 탁신 전 총리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평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장선거에서는 잉락 친나왓 정부 시절에 교통부 장관을 지낸 찻찻 싯티판 전 장관이 138만표를 획득, 나머지 후보들을 압도하며 당선됐다.
시의회 선거에서는 총 50석 중 탁신파 계열인 태국공헌당이 20석을, 정치개혁을 전면에 내세우며 쁘라윳 체제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전진당이 14석을 획득했다. 야당인 두 당이 과반수 획득에 성공한 한편, 민주당은 9석, 쁘라윳 총리를 지지하는 여당 ‘국민국가권력당(PPRP)’은 3석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쁘라윳 총리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23일 회견에서 “어디까지나 방콕의 선거결과로 전국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의 정치적인 인기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19년 총선에서 PPRP은 방콕의 30곳의 선거구 중 12곳에서 당선됐다.
■ 탁신 전 총리, “총선에서도 같은 결과로”
탁신 전 총리는 22일 시사문제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 ‘룸44’에 출연, 선거결과에 대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전략적인 투표행동의 결과”라고 평가하며, “다음 총선에서도 이번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탁신 전 총리는 “전진당 지지자 중 당선가능성이 높은 찻찻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이 많았다”라며, 현 정권을 지지하는 층과 달리 자연스럽게 찻찻 후보에게 표가 집중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태국에서는 11월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 탁신 전 총리는 “쁘라윳 총리를 비롯해 현 정부의 간부들은 APEC 전에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 야당인 태국공헌당은 차기 총선에 탁신 전 총리의 딸인 ‘패통탄’을 총리후보로 내세울 방침. 탁신 전 총리는 “패통탄이 이렇게 빨리 정계에 적응하고 있다는데 놀라울 따름”이라고 평가했다.
22일 선거결과 태국공헌당, 전진당 등 야당에 훈풍이 불고있는 가운데, 이들 두 당이 총선에서도 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찻찻 신임 시장은 태국공헌당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승리할 수 있었다. 찻찻 시장의 인기가 태국공헌당의 인기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진당에 대해서는 총선에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 찻찻 신임 시장, ‘3가지 우선사항’ 발표
방콕시장에 당선된 찻찻 시장은 ‘방콕광역시(BMK)가 내건 213의 주요정책 및 방향성을 추구해 나갈 것’, ‘홍수문제에 집중해 도로의 안전성을 개선할 것’, ‘포장도로와 가판대 등의 공간을 잘 정비하고, 악덕업자를 몰아낼 것’ 등 ‘3가지 우선사항’을 발표했다. 찻찻 시장의 후보시절 공약인 주택지구에서 도보 15분 이내에 공원을 정비하는데 대해서도 “이들 공약은 4년 임기 내에 실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최우선사항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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