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구글처럼 데이터·AI로 돈 번다…'디지털 혁신 기업'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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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2-06-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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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DO 중심 애자일·프로덕트 조직 개편…개발 인력 2배↑

  • "경영진 전체가 변화 필요 절실히 느껴…데이터로 일하는 문화 도입"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가 9일 열린 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의 변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같이 데이터와 AI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황규별 LG유플러스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9일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정된 통신사를 넘어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CDO 조직은 AI와 데이터 중심의 '소프트웨어 컴퍼니'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AI 개발과 데이터 분석 전담 조직을 만들고, 올해 1월 수장으로 황 CDO를 영입했다. 황 CDO는 미국 델타항공에서 고객관리시스템(CRM) 분석 업무를 시작으로, 다이렉TV(DirecTV) 비즈니스 분석 수석이사, AT&T 콘텐츠인텔리전스1·빅데이터 책임자, 워너미디어 상품·데이터플랫폼·데이터수익화 담당 임원을 역임한 데이터사업 전문가다. 

CDO 조직도 프로덕트(상품) 중심의 애자일(신속한) 조직으로 바꿨다. 프로덕트 중심 조직은 아마존웹서비스(AWS)·구글·토스 등 테크 기업에서도 도입한 시스템이다. 여러 조직에서 모인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는 가상 조직을 만들고, 목표 달성을 위해 움직인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황 CDO는 "프로덕트 중심으로 일하는 것은 고객을 알고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잘 쓸 것 같아서 제품을 만들었지만 실제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고객의 수요를 충족하는 상품을 만들어서 LG유플러스 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조직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CDO는 현재 200여명이 20여개 이상의 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각 팀에 배속된 전문가들이 기획-개발-출시까지 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과 예산의 자율권을 보장받는 조직 운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의 '특명'이기도 하며,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경영진의 깊은 공감에서 나온 것이다. 

황 CDO는 "경영진 전체가 데이터와 AI를 통해 회사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며 "CDO 조직에 임무를 맡기고, 다른 사업부서와 협력하면서 함께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 
 

AI·데이터 프로덕트[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편리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AI·데이터 기술을 △프로파일(Profiles) △인사이트(Insights) △타기팅(Targeting) △메저먼트(Measurement) △디스커버리(Discovery) △AI 콘택트센터(AICC) 등 6개 프로덕트 그룹으로 분류했다. 

AICC 프로덕트 그룹에는 AI 콜봇, 챗봇, 상담어드바이저, 커넥티드카 등 서비스가 있다. 특히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소상공인 특화 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는 미리 녹음된 음성안내를 사용하는 기존 자동응답시스템(ARS)과 달리, AI가 전화로 고객을 응대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다.

인사이트 프로덕트 그룹의 '데이터플러스'는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고객 특성, 미디어 소비, 이동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수요를 분석해 사업전략을 수립·실행하는데 필요한 인사이트·데이터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는 기업 간 거래(B2B) 빅데이터 서비스다.

지난 4월 출시한 데이터플러스는 교육전문기업 대교의 보습학원 '눈높이러닝센터' 1248곳의 입지 선정에 활용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도 데이터플러스 기반 빅데이터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타기팅 프로덕트 그룹의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상품 추천 쇼핑플랫폼 'U+콕'은 지난해 4월 대비 1년 새 거래금액이 4배 이상 성장했다.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44만명을 돌파했으며, 재구매율은 40%를 넘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시장에서 후발 주자다. 그러나 아직 두각을 드러내는 사업자가 없는 만큼, 빠르게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전경혜 LG유플러스 AI/데이터 프로덕트 담당은 "아직 데이터 시장에서 특별한 경쟁력을 갖고 수익화 모델을 만든 상품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많은 사례를 확보해 고객 반응을 찾고 어떻게 상품성을 만들어갈지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협력을 통해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붙인다는 전략이다. LG AI 연구원과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AI 파트너십을 만들고 있다. 엑사원 기반 알고리즘을 LG유플러스 AI 서비스에 적용하고, 고도화한다. 국내 최고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AI 기술 컨설팅과 플랫폼·엔진 설계 등에서도 협업하고 있다. 

황 CDO는 "통신사엔 데이터가 굉장히 많다. 어떤 렌즈로 보느냐에 따라 어떤 정제물이 나올지가 달라진다"며 "많은 제휴사와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소, 학교, 스타트업 등이 LG유플러스의 데이터를 갖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력 확보에 나선다. 오는 2024년까지 개발 인력을 두 배로 늘려 자체 개발 역량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AI·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SW·ML-Ops) 엔지니어 등 200여명의 우수 개발인력을 채용한다. 

인재 확보를 위해 산학협력 인턴십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발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브렐(DevRel) 활동을 확대할 예정이다.

황 CDO는 "데이터와 디지털 능력을 기반으로 일하는 문화를 도입하고, LG유플러스가 보유한 AI와 데이터가 전략적인 자산이 될 수 있도록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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