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노사는 지난달 26일 이 같은 내용으로 6차 임금·단체협약을 끝마쳤다.
노조는 평균 인상률 10% 이상을 고수하는 가운데 사측 제안치가 6~7%대에서 8%대까지 높아지면서 양측은 임금을 8.7% 인상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사무기술직은 세 구간으로 나눠 임금 1억원 이상은 개별 평가 등급에 따른 인상과 정률 2.1%, 정액 170만원을 적용한다. 임금 8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 구간은 평가 등급과 정률 기준은 동일하고 정액 210만원을 인상한다. 8000만원 미만은 평가 등급과 정률은 동일하게 적용하고 정액 210만원에 추가 140만원까지 포함된다. 그 외 직군은 평가 등급에 정률 2.1%, 정액 210만원 인상을 반영한다.
이는 앞서 임금 협상을 끝마친 다른 주요 LG 계열사들이 '역대급' 인상률을 기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LG CNS,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이 10%에 달한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8.2%, 8.0% 인상하며 임금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 인재 확보 전쟁이 치열해진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사들은 본업인 통신업 외에 인공지능(AI), B2B, 메타버스, 데이터, 미디어 등 다양한 신사업을 육성하면서 성장동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 처우를 소홀히 하면 막대한 연봉을 앞세운 포털이나 소프트웨어 기업에 신사업 핵심 인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위기감을 반영한 듯 SKT는 지난해 평균 연봉 1억6200만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기업 가운데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2024년까지 서비스 개발 인력을 두 배로 늘려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AI·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데이터·플랫폼 엔지니어, 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SW·ML-Ops) 엔지니어 등 우수 인력을 약 200명 채용할 예정이다. '금값'인 개발자 모시기에 앞서 기존 직원들 눈높이도 맞춰준 셈이다.
LG유플러스 실적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직원들과 성과를 나눌 필요도 있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10.5% 증가한 영업이익 9790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호실적은 올해도 이어져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1일 LG유플러스 노사가 조인식에서 임금 인상안에 서명하면 LG유플러스 직원 평균 연봉도 1억원에 도달하며 일명 '1억 클럽'에 합류할 것이 유력시된다. 2019년 1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SKT에 이어 통신업계 두 번째다. 2021년 LG유플러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은 9400만원(직고용 판매·유지보수 종사자 포함)으로 집계됐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 9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공고한 바 있다. 만 50세 이상, 만 10년 이상 근속자가 대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임금 인상으로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기게 되는 만큼 인건비 증가에 앞서 경영 효율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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