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3일 사무처 당직자 월례 조회에서 "앞으로 우리는 '선거 기계'가 돼야 한다. 우리 당이 이번에는 정권교체 과정 속에서 어느 정도 바람은 탔다"고 했다. '선거 기계···.' 능력주의를 표방하며 헌정사상 최연소로 공당의 대표가 된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까지 승리로 이끈 당 대표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단어다.
그러나 '기계'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탓일까. 이 대표의 말은 어딘가 우려스럽다. 기시감도 든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랩 하는 기계가 됐다"며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장면이 떠오른다.
BTS의 활동 중단 선언은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의 고질적 병폐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케이팝 시스템의 표면적인 문제는 아이돌 개인에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 논리가 들어가면 상황은 더 냉정해진다. 케이팝 주요 기획사들은 대부분 상장 기업이다. 결국 아이돌에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실적 압박'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 하나에 투자하는 자본이 막대해질수록 성장주의는 심해지고 아이돌은 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아이돌의 성과는 주가와 직결된다. 마찬가지로 선거 승리는 권력 쟁취로 이어진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선거 승리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당 대표의 역할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최근 민생은 뒷전에 두고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활동을 중단해야 할 존재는 BTS가 아니라 이 대표를 비롯한 당내 지도부여야 할 것 같다.
국민의힘 말진(막내) 기자들 사이에서는 차기 당권을 두고 '감정싸움'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유치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국내 경제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저성장의 '퍼펙트스톰(총체적 복합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당 지도부는 민생 챙기기는커녕 당권 다툼에 여념이 없다. 유치하다는 비판이 나올 법도 하다.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을 받자 국민의힘은 부랴부랴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를 꾸렸지만 1차 회의는 구체적 성과 없이 끝났고 당내엔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BTS의 리더 알엠(RM)은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까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민생은 뒷전에 두고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는 정치인들에게 성찰과 눈물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정말로 "장 보기가 무섭다"면, "월급 빼고 다 오른" 상황이 걱정된다면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우선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그러나 '기계'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 탓일까. 이 대표의 말은 어딘가 우려스럽다. 기시감도 든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랩 하는 기계가 됐다"며 단체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장면이 떠오른다.
BTS의 활동 중단 선언은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의 고질적 병폐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케이팝 시스템의 표면적인 문제는 아이돌 개인에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 논리가 들어가면 상황은 더 냉정해진다. 케이팝 주요 기획사들은 대부분 상장 기업이다. 결국 아이돌에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것은 '실적 압박'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 하나에 투자하는 자본이 막대해질수록 성장주의는 심해지고 아이돌은 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된다.
아이돌의 성과는 주가와 직결된다. 마찬가지로 선거 승리는 권력 쟁취로 이어진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선거 승리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당 대표의 역할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최근 민생은 뒷전에 두고 권력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활동을 중단해야 할 존재는 BTS가 아니라 이 대표를 비롯한 당내 지도부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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