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한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를 두고 “예민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발언은 이번주 목요일인 23일 예정된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과 미국 주요 석유 회사 고위 경영진과의 만남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몇 주간 석유 회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크게 냈다. 이달 초 그는 엑손 모빌이 “올해는 신(god)보다 더 많이 벌었다”고 비판했고, 석유 대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격렬해지는 가운데 전쟁 시기에 석유 업계가 벌어들인 이익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워스 CEO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료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행정부가 “우리 업계를 비판하고 때로는 비방”하려 한다고 했다.
워스 CEO는 또한 서한을 통해 연료 가격을 즉시 낮추기 위해서 관련 업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화한 글로벌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대한 쉬운 해결책이나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열린 백악관 행사에서 워스의 편지에 관해 묻는 질문에 워스가 “약간 예민하다”며 “그들이 이렇게까지 빨리 감정이 상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차 석유 업계가 연료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FT는 현 상황을 볼 때 이번 주 회의가 “미국 운전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이번 주 중 갤런당 18.4센트에 달하는 연방 휘발유세를 면제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 업계가 비상 권한을 사용해 정유 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유 업계 경영진들은 이미 최대 수준으로 생산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이번 바이든의 발언이 전해진 뒤 셰브론은 “마이크 CEO는 그랜홈 장관과의 회담을 기대하고 있다”며 “에너지 시장의 단기적 문제와 장기적 안정을 위한 건설적인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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