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목마른 렌털업계] '정체기' 렌털업계, 해외시장 개척·사업 다각화로 위기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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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7-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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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1위 코웨이,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 선점 효과 톡톡

  • 업체들, 케어 서비스 늘리고 렌털 품목군 등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인플레이션 등 대내외 악재가 렌털업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가장 많은 렌털 계정 수를 보유해 업계 1위인 코웨이는 일찌감치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 그나마 선방, 2위인 LG전자와의 틈을 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시장 개척이 여의찮은 SK매직,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교원 웰스, 현대렌탈케어 등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정체기’ 탈출에 애쓰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모델로 나선 코웨이 슬립케어 매트리스 광고 [사진=코웨이]

1위 코웨이, 해외 시장 개척 ‘선견지명’...1000만 계정 눈앞
5일 렌털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의 국내외 계정 수는 올해 1분기 기준 총 928만개(국내 656만개, 해외 272만개)로 집계됐다. 작년 말에 비해 20만개 늘리는 데 성공, 렌털 업계 신흥 강자로 부상한 LG전자와의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렌털 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지난해부터 합산 계정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업계는 LG전자가 2020년 말 공개했던 렌탈 계정 수가 270만개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300만개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SK매직은 222만개에서 2만 계정을 추가 확보하며 3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쿠쿠홈시스와 청호나이스는 올해 추가 계정 확보를 못해 작년 말과 같은 210만개, 170만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교원 웰스와 현대렌탈케어 등은 올해 1분기 집계 계정 수를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양사의 계정 수가 작년 말 기준 각각 90만개, 40만7000개를 기록했는데, 최근 들어 상승세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든 렌털 업계에서 코웨이가 유독 선방하고 있는 것은 해외 시장을 일찌감치 개척한 ‘선견지명’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코웨이는 이미 지난 2006년 말레이시아 등에 진출,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실제로 코웨이의 해외 렌털 계정 수는 2018년 111만, 2019년 151만, 2020년 193만 계정을 기록한 뒤 지난해 258만 계정으로 급상승하며 200만 계정의 벽을 단숨에 넘었다.

12년 전 시작한 해외 진출 덕분에 코웨이는 엔데믹 전환으로 수요가 줄고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오히려 해외 계정 수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코웨이는 국내외 전체 계정 수 1000만개 달성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웨이가 올해 매출 4조원 시대를 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코웨이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목표치는 각각 3조9845억원, 6807억원이다. 매출액은 2021년 3조6642억원과 비교해 9%, 영업이익(6402억원)은 6%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아주경제 인포그래픽팀]

본사 점거 농성 나선 코웨이 노조...‘고통 분담’ 목소리도
렌털 업계에서 유일하게 상승세인 코웨이도 최근 고민거리가 생겼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으로 구성된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는(이하 코디코닥 노조) 최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불법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노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은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다. 이들로 구성된 코디코닥 노조는 방문점검원으로서는 업계 최초로 지난해 9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점검 수수료 인상, 업무상 비용 추가 지급(통신비·차량 유지비·식비), 고용안정 보장,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사측은 이를 거부하며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코디코닥 노조는 코웨이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100일 넘게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노사 갈등은 지난달 30일 코디코닥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이해선 코웨이 대표이사의 면담을 요구하며 엘리베이터 탑승을 시도하면서 극에 달했다. 사측 경비인력이 이를 막아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사측 안전관리 요원이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는 점거를 풀고 본사 외부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 측은 “현재까지 21차 단체교섭이 진행됐지만, 회사의 제대로 된 안조차 받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임금 인상은 불가하다고 한다”며 강경 투쟁을 이어갈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에 코웨이 측은 “노조의 진입 과정에서 건물관리 직원들이 상해를 입었다. 노조가 본사 불법 점거 농성을 진행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최근 5년간 점검 수수료를 매년 2~5% 인상했고, 특히 지난해에는 14.7% 대폭 인상했다”며 상생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측 한 관계자는 “현재는 해외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어 하반기 경영이 불투명한데, 노조도 어느 정도 고통 분담을 생각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수기로는 한계 봉착...음식물처리기·홈 뷰티까지 ‘신사업’ 확대
해외 시장 개척이 여의찮은 렌털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렌털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의 수요가 사실상 한계에 봉착한 만큼 ‘빌려줄 수 있는 것은 뭐든 빌려준다’는 심정이다. 이에 신가전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을 유지 관리하는 케어 서비스, 애완동물까지 챙겨주는 펫케어 서비스까지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에어컨 등 렌털 품목군을 12종으로 확대했다. 대형 가전뿐만 아니라 맥주 제조기나 식물 재배기와 같은 새 유형의 제품군도 추가했다. SK매직은 ‘생활 구독경제’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잡으면서 친환경 음식물처리기, 커피머신기, 매트리스 등 새로운 렌털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최근 친환경 음식물처리기를 렌털 제품에 추가한 점이 눈에 띈다. 

교원 웰스는 홈 뷰티와 헬스 분야 신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달 초 거울을 보면서 자기 피부를 진단하고, 맞춤형 케어 솔루션까지 제공받는 ‘웰스 스마트 미러’를 출시했다. 또 전문가의 실시간 라이브 코칭을 받으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실내 자전거 ‘피버 바이크 플러스’를 통해 새 렌털 계정 확보에 힘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렌탈케어는 펫가전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직접 구매하면 100만원이 넘는 아베크사의 ‘펫 드라이룸’을 지난달부터 월 2만원 내외로 제공하는 렌털 상품으로 선보여 펫팸족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고양이 자동 화장실’ 렌털 상품을 출시했고, 올해는 자동급식기·급수기 등 펫가전 렌털 품목을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렌탈케어가 신규 렌털 상품으로 추가한 아베크사의 '펫 드라이어룸' [사진=현대렌탈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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