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자아를 탐구하며 이해하고 확장해 나가는 것, 평생 우리가 살면서 해나가야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흙을 통해 저를 이해했고, 몰입을 통해 진정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온전한 자신과 주변에 대한 발견, 더 나아가 소통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흙을 빚는 남자’ 서승준 작가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서울 종로구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實在/不在(실재/부재)’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동기에 대해 서 작가는 “과거 자신 본연의 모습과 주변의 고유성을 가진 것들에 대한 편견 없는 자의식을 찾고자 스스로 하와이의 외딴섬에 들어갔고 외부로부터 고립된 생활을 해왔다”고 밝혔다. 서 작가는 다른 이의 시선 속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존재하는 자신과 다른 것들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할 수 있었다.
지난해 ‘Communion’ 전시회를 통해 특유의 도자 질감에 아크릴과 금속(메탈)을 이용한 이질적인 소재의 결합으로 독특한 도자기 전시를 선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은 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커진 작품관과 짙어진 자신만의 색깔을 선보인다.
지금은 함께 할 수 없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힘이 되었던 사람들의 얼굴을 형상화한 작품인 ‘Memento Mori’는 제목에서 뜻하는 바와 같이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메시지에 의의를 두고 있다.
이 작품은 자신에게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공간인 침대, 흙을 만지면서 살았던 자연, 디지털화되어 있는 현대의 콘크리트 세상 이렇게 총 세 부분으로 나뉘어 본연의 자아를 들여다보고 만난다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Birth’는 실재하는 작품과 거울에 투영된 부재한 작품을 통해 살면서 마주하는 ‘순간’에 관해 이야기한다.
거울은 나를 비춤과 동시에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의 면이 아닌 여러 면의 거울 속에 보이는 사물은 시시각각 변하는 내면세계의 조각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시점을 가지고 거울을 마주하느냐에 따라 사물을 다르게 보게 된다. 끊임없이 자신을 바로 인지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어 준다.
서 작가는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감정의 파편들을 바라보고 인정할 때 비로소 회복이 일어나며, 다시 나아가고자 하는 힘을 얻는다. 이것이 진정한 탄생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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