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틀 앞둔 예비경선에...'어대명' 견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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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07-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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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명계, 셀프 공천·단일화·'정치교체' 등 견제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 거래소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을 이틀 앞두고 이재명 의원의 대세론이 굳어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경쟁 주자들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셀프 공천' △비명계 단일화  △'정치교체' 등을 이유로 이 의원에게 공세를 펴고 있다.

◆'셀프 공천'·비명계 단일화로 견제

비명계에서는 먼저 이 의원의 후보 적격성을 문제 삼았다. 

5선 의원으로 당대표 선거에 나선 설훈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의원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과정을 두고 "누가 봐도 이상했다"면서 "그렇게까지 해서 국회의원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느냐, 이 점은 이해하기가 참 쉽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계양을 보궐선거에 이 의원이 출마하게 된 것이 이 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의 요청으로 출마했다는 이 의원의 기존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설 의원은 박 전 위원장 폭로를 언급하며 "당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된 거냐 우선 진상을 정확히 알아봐야 할 것 같고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도덕적으로 이게 있을 수 있느냐, 이런 문제 등등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이 의원을 연일 비판하는 이유에는 "이 의원이 가진 여러 가지 도덕적 문제점들 이게 바탕이 깔렸고. 더 문제가 되는 건 현실적으로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 이게 두 가지가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조금만 도덕적 하자가 있어도 강경한 조치를 해 왔다. 그런데 이 의원은 그냥 넘어왔다.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과정이 없다는 것이 우리 당내에 제일 큰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 선언을 하자는 '선제적 단일화'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부 후보들은 여전히 부정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어 비명계 단합은 '동상이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7(90년대 학번·70년대생)세대'가 이날 오후 한자리에 모여 단일화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정 문제로 취소됐다.

강병원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호프 회동은 취소됐다"며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의원들의 일정상의 문제로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추후 일정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예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단일화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박용진 의원은 재차 단일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의원은 전날 오전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부의 안방 대세론에 손 놓고 있을 수 없다"며 "혁신 단일화를 통해 이길 수 있는 사람, 약점 잡히지 않고 도덕적·정치적으로 떳떳한 민주당의 얼굴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다음 총선을 이길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25일에도 강병원·김민석·설훈 의원에게 '선제적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

◆'정치 교체' 역으로 李 견제

이 의원이 한때 줄기차게 강조했던 '정치 교체'를 역으로 이 의원 견제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원외 당권주자인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이탄희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 양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골자로 한 '정치교체·정치개혁 행동 선언'을 발표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대선 말미에 정치 교체를 계속 말했던 이 의원은 정치 교체의 로드맵을 국민과 당원 앞에 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과) 적대적 공생이 강화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 3·9 대선 당시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와 단일화하면서 분권형 개헌, 다당제 전환 등을 위한 정치 교체 공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민생과 당내 통합을 강조하면서 '정치 교체'를 언급하는 비중은 상당히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 의원에게 일관성을 요구했다. 이어 또 다른 당권주자인 강 의원도 지난 19일 '정치개혁 청사진' 발표를 통해 국회의원 자격정지 제도 도입을 약속했는데, 이를 두고 검·경 수사를 받는 이 의원을 겨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李, 尹 정부 경제정책 겨냥해..."빨간 청개구리"

이 의원은 민생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 의원이 단일화 논의를 의식하지 않은 채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마이웨이' 행보를 계속한 것이다. 이는 윤 정권에 대적할 야당 대표로서 선명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의원은 전날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본시장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는 "(윤 정부의) 경제·민생 대책이 거꾸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슈퍼리치·초대기업 감세 정책, 서민 지원 축소 등을 보면 양극화를 심화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생 위기는 결국 양극화와 불평등으로부터 오는 측면이 강하다"며 "위기가 있으면 그것을 극복하는 게 정치의 역할인데 우리 정부의 정책은 반대로 가고 있다.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기보다 위기를 기회로 원인을 심화시키겠다는 '빨간 청개구리' 같은 정책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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