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향후 자동차 부문 대표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승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직을 맡게 됐으나 부채비율 57.7%에 달하는 신생 그룹을 이끌어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코오롱그룹이 오너 4세를 지원하기보다는 업무 영역에 따라 정확히 차입금을 분배한 결과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분할 계획 살펴보니 신생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자산은 25%만, 차입금은 57%
1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말 인적분할을 마무리하기 위해 내부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코오롱글로벌 이사회가 자동차 부문을 신설 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가칭)'으로 인적분할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건설·상사 부문은 기존 코오롱글로벌이 계속 담당하고 자동차 부문은 신생 회사로 나누는 분할 작업이다. 2012년 건설·상사·자동차 부문을 모두 합병했으나 약 10년 만에 자동차 부문을 따로 떼어낸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번 분할로 이 부사장이 신임 대표에 선임된다는 점이다. 현재 코오롱그룹은 2018년 이 전 회장이 퇴진한 이후 4년가량 총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코오롱그룹이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것은 이 전 회장 뒤를 이어 그룹 총수로 가기 위한 절차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분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한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이 내놓은 분할 전후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신설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넘겨받는 자산·자본에 비해 장단기 차입금 규모가 매우 큰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코오롱글로벌 전체 자산 2조4450억원 중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넘겨받는 자산 규모는 6190억원으로 25.32%에 불과하다. 자본도 6745억원 중 1683억원에 그쳐 24.95%에 해당한다.
반면 차입금은 전체 6250억원 중 3573억원을 넘겨받아 57.17%를 가져간다. 이로써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차입금 의존도는 57.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할 후 코오롱글로벌 차입금 의존도인 14.6%는 물론 현재 코오롱글로벌 차입금 의존도인 25.6%보다 30~4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을 신설법인으로 몰아주는 것에 대해 코오롱그룹은 정확히 사업 부문별 재무원칙을 지켰다는 설명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부문에 장단기 차입금이 많았기에 신설법인이 차입금을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고, 자산과 자본이 적기에 역시 그만큼만 가져가게 된다"며 "신임 대표가 오너 4세라서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다"고 말했다.
◆'능력 입증' 강조한 이웅열 전 회장 의중 가능성···내년부터 본격 시험대
재계에서는 코오롱그룹 자산 등 분할을 놓고 여전히 이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집증해야 하는 상황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코오롱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고속 승진을 하면서도 사업 성과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을 함께 받았다.
우선 2018년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을 맡았지만 이후 국내 패션산업 침체기 상황에서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이 부사장 재임 기간 동안 FnC 부문 매출액은 2018년 1조456억원에서 2019년 9729억원, 2020년 8680억원으로 줄었다.
또한 2018년 설립된 사내 스타트업 '리베토코리아' 초대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으나 적자가 지속된 영향인지 2020년 7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공유주택사업을 펼친 리베토코리아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적자는 123억원이었다.
물론 이 부사장이 이뤄낸 성과도 상당하다. 그는 2020년 11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맡아 호실적을 견인했다. 또 그는 지난해 15개 기업이 모여 출범한 수소 기업협의체에 코오롱그룹 대표로 참여하며 그룹 내 수소사업도 이끌었다. 아울러 코오롱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그룹 전반에 걸쳐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구조 혁신을 이끄는 '구조혁신단'도 총괄했다.
그럼에도 코오롱그룹 총수로서 능력을 입증했는지는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다. 이는 이 전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능력 입증'과도 연관이 깊다. 이 전 회장은 2018년 퇴진 당시 "(자식이라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금까지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코오롱그룹 지주사 ㈜코오롱 지분은 단 한 주도 이 부사장에게 넘어가지 않았다.
이에 재계에서는 향후 신생 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 성과가 이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사장이 앞으로 사업 성과를 얼마만큼 도출하느냐에 따라 승계 기반 구축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대표를 맡은 시점부터 경영 실적과 신사업 진출 현황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내년부터 진짜 시험대의 막이 오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대표직을 맡게 됐으나 부채비율 57.7%에 달하는 신생 그룹을 이끌어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코오롱그룹이 오너 4세를 지원하기보다는 업무 영역에 따라 정확히 차입금을 분배한 결과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분할 계획 살펴보니 신생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자산은 25%만, 차입금은 57%
1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말 인적분할을 마무리하기 위해 내부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코오롱글로벌 이사회가 자동차 부문을 신설 회사 '코오롱모빌리티그룹(가칭)'으로 인적분할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번 분할로 이 부사장이 신임 대표에 선임된다는 점이다. 현재 코오롱그룹은 2018년 이 전 회장이 퇴진한 이후 4년가량 총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코오롱그룹이 장자 승계 원칙을 지켜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것은 이 전 회장 뒤를 이어 그룹 총수로 가기 위한 절차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분할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한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이 내놓은 분할 전후 재무상태표를 살펴보면 신설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넘겨받는 자산·자본에 비해 장단기 차입금 규모가 매우 큰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코오롱글로벌 전체 자산 2조4450억원 중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넘겨받는 자산 규모는 6190억원으로 25.32%에 불과하다. 자본도 6745억원 중 1683억원에 그쳐 24.95%에 해당한다.
반면 차입금은 전체 6250억원 중 3573억원을 넘겨받아 57.17%를 가져간다. 이로써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차입금 의존도는 57.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할 후 코오롱글로벌 차입금 의존도인 14.6%는 물론 현재 코오롱글로벌 차입금 의존도인 25.6%보다 30~40%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을 신설법인으로 몰아주는 것에 대해 코오롱그룹은 정확히 사업 부문별 재무원칙을 지켰다는 설명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부문에 장단기 차입금이 많았기에 신설법인이 차입금을 많이 가져갈 수밖에 없고, 자산과 자본이 적기에 역시 그만큼만 가져가게 된다"며 "신임 대표가 오너 4세라서 특별히 유리한 점은 없다"고 말했다.
◆'능력 입증' 강조한 이웅열 전 회장 의중 가능성···내년부터 본격 시험대
재계에서는 코오롱그룹 자산 등 분할을 놓고 여전히 이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집증해야 하는 상황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사장은 그동안 코오롱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고속 승진을 하면서도 사업 성과가 다소 아쉽다는 지적을 함께 받았다.
우선 2018년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을 맡았지만 이후 국내 패션산업 침체기 상황에서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이 부사장 재임 기간 동안 FnC 부문 매출액은 2018년 1조456억원에서 2019년 9729억원, 2020년 8680억원으로 줄었다.
또한 2018년 설립된 사내 스타트업 '리베토코리아' 초대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으나 적자가 지속된 영향인지 2020년 7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공유주택사업을 펼친 리베토코리아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누적 적자는 123억원이었다.
물론 이 부사장이 이뤄낸 성과도 상당하다. 그는 2020년 11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맡아 호실적을 견인했다. 또 그는 지난해 15개 기업이 모여 출범한 수소 기업협의체에 코오롱그룹 대표로 참여하며 그룹 내 수소사업도 이끌었다. 아울러 코오롱 최고전략책임자(CSO)로서 그룹 전반에 걸쳐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구조 혁신을 이끄는 '구조혁신단'도 총괄했다.
그럼에도 코오롱그룹 총수로서 능력을 입증했는지는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다. 이는 이 전 회장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능력 입증'과도 연관이 깊다. 이 전 회장은 2018년 퇴진 당시 "(자식이라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을 한 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금까지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코오롱그룹 지주사 ㈜코오롱 지분은 단 한 주도 이 부사장에게 넘어가지 않았다.
이에 재계에서는 향후 신생 법인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사업 성과가 이 부사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부사장이 앞으로 사업 성과를 얼마만큼 도출하느냐에 따라 승계 기반 구축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이 대표를 맡은 시점부터 경영 실적과 신사업 진출 현황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내년부터 진짜 시험대의 막이 오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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