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 ETN(H)'은 이날 전일 대비 2.67%(305원) 오른 1만17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22일 종가 1만490원 대비로는 11.63%(1220원) 오른 수치다.
다른 농산물 관련 투자상품도 월간 기준으로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KODEX 3대농산물선물(H)'은 1만1640원에서 1만2985원으로 11.55%(1345원),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은 7035원에서 7785원으로 10.80%(760원) 상승했다.
해외 투자상품도 약진했다. 설탕과 옥수수, 콩 등을 비롯해 육류와 코코아, 커피 등에 투자하는 'Invesco DB Agriculture Fund(DBA)'는 지난 23일 종가로 20.55달러를 기록했다. 22일 종가(19.3달러) 대비로는 6.48%(1.25달러) 올랐다. 농기업에 투자하는'VanEck Agribusiness ETF(MOO)'는 86.76달러에서 92.89달러로 7.07%(6.13달러) 강세다. 옥수수에 주로 투자하는 'Teucrium Corn ETF(CORN)'는 22.89달러에서 26.39달러로 15.29%(3.5달러) 급등했다.
글로벌 식량 가격 하락에도 농산물 관련 투자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이유는 북반구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가뭄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지에서 강이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농산물 작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가뭄으로 인해 유럽에서 올리브와 목화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에 닥친 가뭄도 글로벌 농산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61년 이후 가장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중국은 특히 쌀 생산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용 농산물 부족으로 인구대국 중국이 국제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면 글로벌 농산물 가격은 요동칠 수밖에 없다.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에너지 가격도 농산물 가격 상승을 야기하는 요소다. 농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농업용 장비 가동은 물론 비료 등 화학제품도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 상승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서다. 8월 초 배럴당 80달러대로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배럴당 93.7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Mbtu당 10달러에 근접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연속 라니냐(La Nina) 기후가 예상되는 올해 말까지 농산물 투자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9월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북반구 수확과 남반구 파종기 동안 기상 이변이 농산물 생산과 기말 재고 전망치에서 추가 하향 조정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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