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연속 무역적자' 꺼져가는 수출 불씨…험난한 하반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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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2-08-3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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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까지 적자 규모 153억달러…수요 둔화에 반도체 가격 하락

  • 美 보호주의 선회로 韓 전기차 경쟁력↓…정부 재원·수단 총동원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8월 31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달까지 5개월 연속 무역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31일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가격 하락 등으로 험난한 수출 환경이 예고되면서 수출 증가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부산 신항에서 개최된 대통령 주재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올 들어 7월까지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153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출은 4111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수출액을 넘어서며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 7월까지 '원유, 가스, 석탄'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1억 달러 증가하면서 무역적자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 하반기 수출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국의 긴축 정책과 중국의 성장세 회복 지연 등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역시 수요가 줄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탓이다.

반도체는 국내 전체 수출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 품목으로 가격 하락 시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수출 환경 악화로 지난달 산업생산과 설비투자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117.9(2015년=100)로 전달보다 0.1% 줄었다. 전산업생산은 4월(-0.9%)에 감소했다가 5월(0.7%)과 6월(0.8%)에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7월 들어 다시 꺾였다.

특히 최근 수출이 부진한 반도체의 산업생산은 3.4% 감소했으며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도 1.3% 줄었다. 설비투자도 항공기 등 운송장비(-6.9%)와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2.1%) 투자가 모두 줄며 전달보다 3.2% 감소했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변화도 우리 수출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자주의를 외치던 미국이 보호주의로 돌아선 탓이다. 최근 미국이 발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 북미에 전기차 생산 기반이 없어 전기차 전량을 국내에서 수출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당장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며 판매량이 급감할 위기에 처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정부가)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꽤 오랜 기간 준비했다"며 "기업 수출활동에 모든 재원과 수단을 동원해 지원할 계획으로 금융 측면에서 어려움과 각종 애로를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은 만큼 이를 해소하는 동시에 중국, 에너지 등 당면한 과제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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