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속 위안화 약세 행진…7위안 뚫리나 시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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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2-09-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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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국 달러화 초강세 기조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고꾸라지고 있다.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에 바짝 근접하면서 조만간 이 레벨이 돌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거래)센터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81위안 올린 6.89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전일 대비 0.12% 하락한 것이자 지난 2020년 8월 26일 이후 최저치다. 

이날 역내·외 시장에서도 위안화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홍콩 역외시장에선 이날 오후 위안·달러 환율이 6.94위안대를 돌파, 한때 장중 6.9489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시간 역내 위안화도 6.93위안대를 넘어서면서 지난 2020년 8월 17일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6.93위안대로 올라섰다. 

올해 초만 해도 견고한 흐름세를 이어갔던 중국 위안화는 최근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위안화 가치는 지난 8월까지 6개월 연속 떨어져 미·중 무역전쟁이 극에 달했던 2018년 10월 이후 최장기간 절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도 인민은행의 고시 환율 기준 위안화는 달러 대비 0.6% 이상 절하됐고, 연초를 기준으로 하면 위안화 가치는 약 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 중국 경기 둔화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 중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연준이 자신할 때까지 금리를 지속해서 올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소시에테제네랄, 노무라홀딩스, 크레딧아그리콜 등 주요 대형은행들은 올해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상향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대에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과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2019년 8~9월,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후 반등한 2020년 4월 및 5월뿐이다.

뤄즈헝 웨카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 위안·달러 환율이 7위안을 넘는다고 해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시장 불식에 나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의 정점이 임박한 데다 앞서 포치 때 상황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2019년 9월과 2020년 5월 위안·달러 환율이 7.2위안 부근까지 치솟았을 때 달러인덱스는 99, 100에 달한 반면 5일 오후 달러인덱스는 110을 돌파해 2002년 1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매체 경제일보도 지난 3일 "위안화 환율이 달러 초강세와 중국 수출 부진으로 단기적인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달러인덱스의 정점이 임박한 만큼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그 불똥이 한국 등 다른 신흥국에 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 약세로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며 다른 신흥국의 수출 매력도를 떨어뜨려 경쟁적 절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스칸디나비스카 엔스킬다 은행(SEB)의 수석 신흥시장 전략가인 페르 함마르룬드는 "위안화 약세가 가속화할수록 다른 신흥국 시장은 자국 통화에 대한 하향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 영향은 중국과 직접 수출 경쟁을 하는 국가들이 가장 많이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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