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북 경주 양동마을 양졸정의 담장이 무너지고 가옥 및 주변 일부가 침수됐다.
문화재청은 6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힌남노'로 피해를 본 문화재가 총 14건 확인됐다고 밝혔다.
피해 문화재의 종류를 보면 사적이 12건이었고 보물과 국가민속문화재가 각 1건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4건, 서울과 제주 각 2건이었다.
경주 양동마을에서는 양졸정의 우측 담장이 파손되고 가옥과 주변 일부가 침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배수 작업을 진행 중이며, 담장을 자체 복구할 예정이다.
신라시대 왕성인 경주 월성(月城)은 남쪽 성벽 경사면 일부가 유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너비는 15m 내외다. 현재 추가 붕괴 우려로 접근이 곤란하며, 현장 확인 후 복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보물로 지정된 경주 굴불사지 석조사면불상도 태풍의 영향으로 주변 토사가 붕괴됐다.
태풍으로 대릉원 일대와 일부 고분군도 피해를 봤다. 사적으로 지정된 경주 대릉원 일원의 금관총은 전시관 옆 경사면 일부가 유실됐고, 서악동 고분군은 가장 동쪽에 있는 봉분 1기의 측면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에서는 사적 장기읍성의 당나무 1그루가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왕릉 곳곳도 이번 태풍으로 피해를 입었다. 경기 여주 영릉(英陵)과 영릉(寧陵)에서는 정자각 서쪽의 소나무 1그루가 넘어졌고, 김포 장릉은 관람로 화장실 인근의 소나무와 참나무 등 총 3그루가 쓰러졌다.
서울 창덕궁에서도 후원 주합루와 의풍각 주변 주목 등이 넘어져 오는 7일까지 자체적으로 벌채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사적으로 지정된 제주목 관아의 영주관 객사터 안내판과 수목이 훼손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추가 피해로 인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통행을 제한하고 안전띠와 우장막을 설치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고 있다"며 "피해문화재에 대한 긴급보수 신청 접수 및 적극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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