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위 오른 찰스 3세 "평생 헌신하겠다"…첫 대국민 연설
찰스 3세는 9일(현지시간) 첫 TV 대국민 연설에서 "평생 헌신한다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약속을 오늘 여러분께 다시 새롭게 하겠다"며 "충성심, 존중, 사랑으로 영국인들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찰스 3세는 "지난 70여 년간 수많은 국제 제도의 변화에도 군주의 역할과 의무는 영국 국교회에 대한 군주의 특별한 책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남아있다"며 "엘리자베스 여왕이 헌신한 것처럼 나도 신이 나에게 부여한 시간 동안 나라의 중심에서 헌법적 원칙을 지키겠다고 엄숙히 서약한다"고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서는 "좋은 인생이었고 운명과의 약속을 지켰으며, 깊은 애도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그의 두 번째 부인 커밀라 파커 볼스는 왕비 칭호를 받았다. 커밀라 왕비는 새로운 역할에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전날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여왕 곁을 지킨 뒤 이날 오전 커밀라 왕비와 함께 런던으로 돌아왔다. 그는 리즈 트러스 총리와 첫 회동을 하는 등 국왕으로서 임무를 시작했다. 국왕으로 공식 선포는 10일에 이뤄진다.
◆찰스 3세 누구..."정치적 의견 적극 표명하는 군주 될 것"
69년 이상 왕세자로 있다가 마침내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선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는 달리 때로는 정치적 의견도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군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9일 더타임스, 텔레그래프, 스카이뉴스 등 영국 매체들은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에 따라 왕위를 계승한 새 국왕 찰스 3세가 어떤 국왕이 될 것인지에 관한 보도를 쏟아냈다.
평소 자신의 속마음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선왕과는 달리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부터 기후변화 대응, 환경 오염 대처 등 자신의 가치를 주장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자선활동에도 힘썼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당연히 국왕의 지위가 주는 무게감은 왕세자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지만 찰스 3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옹호하는 가치를 위해서는 싸움도 마다치 않았다"고 짚었다.
수십년간 그를 지켜보고 기록해온 전기작가 페니 주너는 텔레그래프에 "찰스 3세가 정당하게 총리를 만나는 자리에서 선왕보다는 훨씬 분명하게 자기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총리는 정기적으로 국왕을 만나 국정 현안에 관해 보고한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또 다른 전기 작가인 조너선 덤블비도 "찰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면 총리와 만나는 자리에서 국정 현안에 관한 자기 의견을 밝힐 것"이라면서 "이 같은 방식은 헌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잠재적 폭발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2015년 이후 중단한 해외순방, 특히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국빈방문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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