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올해는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중 양국 관계의 우호와 협력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뜻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각계 저명인사의 깊이 있는 견해가 담긴 글을 본지에 싣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은 한·중 양국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고 경제 파트너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한국과 중국은 함께 많은 역경을 이겨왔습니다. 한·중 관계는 이제 새로운 기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 기고 릴레이에는 한·중 수교 과정의 경험담부터 한·중 교류를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린 여러분들의 이야기까지, 양국 수교 30주년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30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히 담겨있습니다. 한국의 북방외교와 중국의 개혁개방 그리고 세계사의 변화에 순응하는 한·중 수교는 우리들의 소중한 역사이기에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한·중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동북아시아에서 이념의 골이 노골적으로 깊어지기 시작한 1950년부터 지금까지, 40년의 단절과 30년의 수교로 이어온 한·중 간의 현대사(現代史)는, 불교에서 말하는 영겁(永劫)에 반대되는 찰나(刹那)의 개념에 가까울 수도 있는 시간이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며 이어져 온 한국과 중국의 가까운 장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통된 강점을 언급하고 싶다.
한국은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고도, 전세계 곳곳에 자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는 세계사적으로도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하고 싶다. 초기 K-POP과 드라마, 영화 등으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몇몇 대중예술 분야를 넘어서 뷰티, 음식, 언어, 출판, 의류, 게임, 웹툰, 전통문화 등 매우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를 보자. 지난 수백년 동안 중국인들은 세계 각지로 이주했고,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며 그들이 이주한 나라에 맞춤형 중국 문화를 정착시켜오고 있다. 이주한 중국인들은 세계 각국의 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새롭고 다양한 중국문화를 창출하고 중국문화에 다양성을 부여해 왔다. 한편으로 보면 국제사회가 중국의 깊은 문화를 다양하게 해석하여 자국에 맞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한국은 콘텐츠를 통해 중국은 자국민(사람)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국제사회에 광범위하게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두 나라 모두 방식과 형태는 달라도 자신들의 ‘문화’를 통해 세계 각국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온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문화는 하나의 공동체 단위가 오랜 기간 지향하고, 공유하고, 형성해온 가치관의 총합(總合)이다. 다시 말해 누군가 어느 사회의 문화를 수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 그 문화 속에 포괄된 가치관 전체의 수용을 의미한다. 그러한 수용행위를 통해 수용자 자신들의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도 같이 배가되고 재창출되는 것이다. 진보와 발전으로 연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화를 고리로 다른 나라에 영향력을 미쳐온 한국과 중국의 독특한 강점을, 이제 한·중 상호 간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현 상황에서 두 나라 사이에는 정치적 한계라는 약점요인과 문화적 소프트파워라는 기회요인이 동시에 상존한다. 국교가 단절되었던 과거 40년간의 이념적 간극은 여전히 양국 사이에서 관성적 걸림돌로 작동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제,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펼쳐내고 있는 문화적 공감능력을 십분 발휘해 한·중 양국 국민 간 '공감대 형성'이라는 견고한 상수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 30년간 유지해온 한·중 수교의 틀에서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양국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양국 국민 간의 공감대 형성은 불안한 동북아 정세에 안정성을 높여주는 균형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양국이 공유하고 지향하는 하드파워가 아닌 소프트파워를 통한 글로벌 문화적 공감력은 새로운 세계화의 표준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상상해본다.
이번 기고 릴레이에는 한·중 수교 과정의 경험담부터 한·중 교류를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린 여러분들의 이야기까지, 양국 수교 30주년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30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히 담겨있습니다. 한국의 북방외교와 중국의 개혁개방 그리고 세계사의 변화에 순응하는 한·중 수교는 우리들의 소중한 역사이기에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한·중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며 이어져 온 한국과 중국의 가까운 장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통된 강점을 언급하고 싶다.
한국은 ‘다른 나라를 침략하지 않고도, 전세계 곳곳에 자국의 문화적 영향력을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는 세계사적으로도 유일한 국가'라고 평가하고 싶다. 초기 K-POP과 드라마, 영화 등으로 시작된 한류는 이제 몇몇 대중예술 분야를 넘어서 뷰티, 음식, 언어, 출판, 의류, 게임, 웹툰, 전통문화 등 매우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를 보자. 지난 수백년 동안 중국인들은 세계 각지로 이주했고, 차이나타운을 형성하며 그들이 이주한 나라에 맞춤형 중국 문화를 정착시켜오고 있다. 이주한 중국인들은 세계 각국의 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새롭고 다양한 중국문화를 창출하고 중국문화에 다양성을 부여해 왔다. 한편으로 보면 국제사회가 중국의 깊은 문화를 다양하게 해석하여 자국에 맞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한국은 콘텐츠를 통해 중국은 자국민(사람)을 통해 자국의 문화를 국제사회에 광범위하게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두 나라 모두 방식과 형태는 달라도 자신들의 ‘문화’를 통해 세계 각국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온 공통점이 있다고 하겠다.
문화는 하나의 공동체 단위가 오랜 기간 지향하고, 공유하고, 형성해온 가치관의 총합(總合)이다. 다시 말해 누군가 어느 사회의 문화를 수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 그 문화 속에 포괄된 가치관 전체의 수용을 의미한다. 그러한 수용행위를 통해 수용자 자신들의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도 같이 배가되고 재창출되는 것이다. 진보와 발전으로 연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화를 고리로 다른 나라에 영향력을 미쳐온 한국과 중국의 독특한 강점을, 이제 한·중 상호 간에도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현 상황에서 두 나라 사이에는 정치적 한계라는 약점요인과 문화적 소프트파워라는 기회요인이 동시에 상존한다. 국교가 단절되었던 과거 40년간의 이념적 간극은 여전히 양국 사이에서 관성적 걸림돌로 작동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제,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펼쳐내고 있는 문화적 공감능력을 십분 발휘해 한·중 양국 국민 간 '공감대 형성'이라는 견고한 상수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 30년간 유지해온 한·중 수교의 틀에서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양국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양국 국민 간의 공감대 형성은 불안한 동북아 정세에 안정성을 높여주는 균형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양국이 공유하고 지향하는 하드파워가 아닌 소프트파워를 통한 글로벌 문화적 공감력은 새로운 세계화의 표준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상상해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