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文 국감 증인 출석'에 공방..."내로남불" vs "정치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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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2-09-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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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MB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한 사례 있어"

  • 野 "합의된 사항과 지금의 사항 비교는 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9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예방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5년 안보문란 행위의 최종 책임자는 문 전 대통령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맞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국정감사 증인 채택 요구에 민주당이 반발하는 것에 "민주당은 2013년 4대강 사업을 구실로, 2017년에는 방송 장악을 구실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했다"면서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고 꼬집었다.

신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및 월북 조작 의혹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에서 문 전 대통령은 국민 보호라는 제1의 헌법적 책무를 정면 위반했다"며 "있지도 않은 쿠데타와 세월호 민간인 사찰을 내세워 안보 중추기관 기무사를 해편(해체 개편)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우리 당은 문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정의용 전 안보실장, 서훈 전 국정원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국가 안보 최고위급 인사들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 자체가 선을 넘어선 일이라고 강변하는데,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 채택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이 국군 통수권자였기 때문에 증인으로 부르면 안 된다고 했는데, 현직 군 통수권자가 아니다"며 "국회에서 국민의 의혹을 규명하는 데는 성역이 따로 없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외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김석기 의원도 문 전 대통령의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 발언을 겨냥해 공세를 이어갔다.

김 의원은 "북한이 이미 약속을 어기고 온갖 도발을 일삼는 상황인데도 북한 약속 파기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아닌,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인내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게 이 합의를 존중하고 지켜야 한다는 황당한 훈수를 두고 있다"며 "퇴임 후에도 여전히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증표"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안보 노력에 어깃장을 놓을 때가 아니라, 당신들이 북한 정세를 오판해 작금의 핵 위기 심화를 초래한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해야 할 때라는 점을 명심하며 자중자애하라"고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문 전 대통령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 질문에 "국방위 간사가 그런 의견을 갖고 계시다"라며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고 전직 대통령 예우라는 측면과 제대로 정책은 잘잘못을 파악하기 위해 어느 선까지 나오는 게 맞는지 종합 검토해서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신 의원의 선례 주장에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경우는 여야가 합의한 사항"이라며 "합의된 사항과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여당의 문 전 대통령 증인 채택 요구에 "일종의 망신 주기로 본다. 국격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의 당리당략의 이해관계에 얽히고 있는 거 같다"며 "뻔히 안되는 것을 알고도 주장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배 의원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아무런 근거나 증거도 없는 사안에 대해서 전직 대통령을 직접 부르자는 주장은 욕보이고자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방위처럼 여야가 없이 국가의 미래를 논해야 하는 장소에서 문 전 대통령을 다짜고짜 아무런 근거도 없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자', 이렇게 주장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당 지도부에서 의도적으로 문 전 대통령을 걸고넘어져서 흠집을 내려고 하는 시도 아닐까 싶었다"며 "아무런 혐의도 없는 일에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부르자는, 어찌 보면 사상 초유의 일인데 이것은 정쟁하려고 하는 정치적 목적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렇게 따지기 시작하면 대통령실에 지금 각종 의혹이 많은데 (김건희 여사의) 장신구 문제도 있고 '대통령 관저 공사 관련해서 김 여사가 관여한 것 아니냐', '불법으로 수주한 업체를 김 여사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의혹들도 제기된다"며 "그러면 (예를 들어)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부르자고 국회 운영위나 법사위에서 그런 주장이 나온다면 정상적인 국정감사의 장이 펼쳐진다고 볼 수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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