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인도네시아 외교부 홈페이지]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장관은 26일 유엔총회 일반토론 연설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이 ‘신냉전의 말’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세계 각지에서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의 중심성 유지와 평화 실현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레트노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분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아직 종식되지 않은 가운데, (분쟁의 영향으로) 고물가, 식량과 에너지 부족과 같은 위기가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전쟁이 확전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제2차세계대전 개전까지 각지의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세계공황,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초국가주의의 대두, 자원경쟁, 패권경쟁 등의 당시 상황이 “지금과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대립은 세계를 분단시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량부족 사태가 지금보다 더욱 심각해지면, 신흥국 등의 수십억명이 위기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하며, “모든 분쟁은 평화적인 수단으로만 해결되어야 한다”고 호소, 각지의 긴장고조 사태에 일침을 가했다.
아세안 역내에서는 미얀마 문제 대응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전권을 장악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지난해 4월의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모든 폭력의 즉시중단을 비롯한 5개항에 합의가 발표됐으나, 미얀마 내 분쟁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레트노 장관은 “미얀마 군부가 5개 항목 이행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얀마가 민주주의로 회귀할 수 있도록, 인근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미얀마 정세가 ‘인질’이 되지 않도록, 아세안은 전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얀마 군부는 미국, 유럽 등의 잇따른 제재를 배경으로, 러시아에 급속도로 접근하고 있다.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7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을 ‘세계적 지도자’로 칭송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G20 의장국. 11월에는 발리섬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내년에는 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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