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그리워 72년 동안 썩지 않은 참전용사의 '군화' 사람들의 가슴 찡하게 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칠곡)김규남 기자
입력 2022-10-05 08:2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치열했던 낙동강 방어전투의 전장인 경북 왜관에서 발견

6·25 낙동강 방어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용사의 유해 모습. [사진=칠곡군] 

“사진 속 참전용사의 육신은 백골로 변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군화는 썩지 않고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재욱 경북 칠곡군수가 지난 4일 SNS에 올린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의 유해를 담은 한 장의 사진과 글이 알려지면서 심금을 울리고 있다.

6·25 전쟁 당시 치열했던 낙동강 방어선의 주 무대였던 경북 왜관에서 전사한 한 국군장병의 유해가 발견됐다. 

사진 속 장병의 유해는 총탄을 맞고 쓰러져 움츠렸던 자세 그대로 누워 백골로 변했으나 70년이 넘는 세월에도 군화는 형체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1950년 칠곡군 가산면 용수리 572고지 전투에서 전사했으나 지난달 28일 50사단 칠곡대대 장병에 의해 햇빛을 보게 됐다.

김 군수는 “그 순간 얼마나 두렵고 고향이 그리웠을까요? 썩지 않은 군화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

2000년 시작된 국방부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전국에서 1만3000여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유해 가운데 10%가 칠곡군에서 발굴될 정도로 백선엽 장군의 1사단이 참전한 칠곡 다부동 전투가 치열했다.

지난 8월 1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된 칠곡지역 유해 발굴에도 8구의 유해와 1000여점의 탄약, 수류탄 등의 유품이 발굴됐다.

일각에서는 22년간 발굴된 유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것은 2%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전자 채취를 독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호국 영령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한 분이라도 더 신원이 확인될 수 있도록 유전자 시료 채취에 많은 관심을 두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욱 군수는 “군화 주인의 신원이 확인돼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서 영면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칠곡군은 백선엽 장군 마음의 고향이자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의 성지”라며 “대구지역 군부대가 칠곡군에 유치돼 72년 전처럼 칠곡에서 호국 용사들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