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생일을 맞아 시골집에 모였던 일가족 5명이 가스 중독 추정 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감식에서 보일러 연통 배기구 일부가 막힌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배기구를 타고 외부로 빠져나가야 할 일산화탄소(CO) 일부가 집 안으로 들어와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11일 무주경찰서와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54분께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80대 할머니 A씨를 비롯해 40대인 그의 사위와 30대인 손녀딸 등 5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방 안에 쓰러져 있던 A씨 등을 발견했다. 이들은 전날 A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이들에게서 사후 강직이 나타난 점 등을 근거로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 사이 이들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들이 기름보일러에서 가스가 누출돼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으로 보고 지난 10일 기름보일러를 중심으로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주택 내부에 설치된 보일러에서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연통 배기구 일부가 이물질로 막힌 것을 찾아냈다. 경찰은 해당 이물질이 보일러 연소 과정에서 지속해서 쌓인 타르 성분의 그을음 물질이라고 밝혔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외부로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구가 막혀 있어서 일산화탄소 일부가 주택을 빠져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까지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며,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구체적 경위를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편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50대 첫째 딸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