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적신호] 대출금리 나날이 오르는데…은행 문 두드리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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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0-1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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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기준금리가 3%대에 도달한 가운데 일선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자금 융통을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이들이 감당해야 할 이자 등 재정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은행권 기업대출 평균 금리(잔액 기준)는 지난 8월 기준 4%를 돌파했다. 이는 불과 1년 전인 작년 8월(2.81%)과 비교해 1.2%포인트 가량 상승한 수준이다. 같은 달 신규 취급액 기준 기업대출 금리 역시 4.46% 수준으로 1년 전(2.78%)보다 1.6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대출금리 부담이 더 가파르게 다가오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최근 1년간 대출금리 상승폭(잔액 기준, 2.66→3.75%)이 1.0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에 공급된 대출금리 상승폭(2.84→4.05%)은 그보다 더 높은 1.21%포인트 수준에 달했다. 지난 5월까지 가계대출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이용 가능하던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 4.65%)가 주택담보대출 금리(4.35%)를 넘어서는 현상도 확인됐다.

이 같은 기업대출 금리 상승세는 한은의 본격적인 긴축통화정책 여파에 따른 것이다.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0.5% 수준이던 기준금리는 1년 2개월여 만에 2.5%포인트 상승해 3%에 도달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만 두 차례에 걸쳐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금리 상승속도는 더욱 가팔라지는 추세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따른 차주들의 이자 부담 확대 여지가 커지면서 가계대출은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기업대출은 여전히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은행권 기업대출은 최근 들어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기업대출 규모는 1155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9조4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대출 잔액 규모일 뿐 아니라 한은이 지난 2009년 6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9월 기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 위축으로 인해 은행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으려는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최종 상단을 3.5%로 보는 시장 견해에 대해 "다수 위원이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기조를 강하게 피력했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빅스텝 인상 시) 대기업이 부담해야 할 대출이자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이 2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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