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해당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써 글로벌 공급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100억 리얄(약 4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배정했다. 기업들이 사우디에 투자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날 발표한 ‘글로벌 공급망 복원 이니셔티브’는 약 400억 리얄(약 15조3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가 목표다. 사우디가 세계 공급망의 주요 거점으로 거듭나, 2030년까지 세계 15대 경제 대국이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사우디 국영 통신사인 사우디프레스 에이전시는 "왕국의 자원, 기반 시설 등을 활용해 유럽, 아메리카 및 아시아 전역의 경제와 기업에 더 큰 회복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세계 경제에서 사우디의 위치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이니셔티브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25~27일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를 앞두고 해당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통하는 FII에는 미국과 사우디 간 갈등에도 불구하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립자, 스티브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등 월가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외에도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 등 사우디 주요 관리들과 80여 명이 넘는 중국 대표단, HSBC의 노엘 퀸 CEO, 스탠다드차티드 빌 윈터스 CEO 등 유럽 주요 금융 거물들도 자리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FII에 참석하는 금융계 거물들과 사우디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고 짚었다. 사우디는 기업들의 투자 유치를, 금융계 거물들은 반대로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처드 아티아스 FII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는 “(주최 측은) 미국 민간 부문의 참석을 원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는) 정치적 의제가 전혀 없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사우디의 외국인 직접 투자는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자금 대부분이 원유 부문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총 사업비가 5000억 달러에 달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해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이렇다 할 프로젝트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계 거물들 입장에서는 고물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글로벌 에너지 위기 등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 유치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치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아함 카멜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장은 "FII를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의 허브로 만들려는 지도부의 계획과 미국과 유럽 대부분의 관심이 자본 유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현실 사이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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