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전날 밤에도 비슷한 상황 발생"..예견된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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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권보경 수습기자
입력 2022-10-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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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날 밤에도 비슷한 상황 발생했었다"...목격자 증언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사고가 발생했다. 30일 새벽 현장에 급파된 119 구급대원들이 희생자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대규모 압사 사고와 관련해 목격자 등을 통해 이미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사고 전날인 금요일 밤에도 이태원에서 비슷한 상황이 여러 번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꾼들은 전날 상황을 감안해 핼러윈 파티 당일에는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나 일부 구간 차량 출입금지 등 조치를 취해 보행자 통행 공간을 확보했어야 했다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목격자 등에 따르면 사고 전날인 28일부터 이태원 골목 곳곳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 사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금요일 오후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이태원역 2번 출구로 향하는 50m가량 내리막길에 수천 명이 몰려 걷기 힘들 정도였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술에 취해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취객과 길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 식당 대기줄 등이 뒤엉켜 좁은 골목이 사람으로 가득 찼다. 사고 전날 밤에도 정체가 길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앞 사람을 밀치고 이동해 사람들 간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고 일부 여성들은 인파에 떠밀려 넘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도 내용이 비슷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금요일 밤 이태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무서웠다"며 "좁은 내리막길 골목에서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 여주시에 사는 한 목격자는 "(사고 전날부터) 쓰레기와 분장물들이 바닥에 엄청 떨어져 있었다.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질 것 같았던 상태"라며 "'분명히 한두 명 정도는 사고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금요일 상황을 감안해 핼러윈 파티 당일에는 이태원 일대 통행량을 조절하기 위해 한시적으로나마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무정차 통과시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핼러윈 파티가 절정에 이르는 토요일 저녁부터 왕복 4차로인 이태원로 일부 차량 통행을 금지시켜 보행자 통행 공간을 확보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행사에는 주관자가 있어 안전 조치가 가능하지만 각종 기념일에 진행되는 모임은 이러한 조치가 전무하다"며 "이러한 경우 1차적 질서 유지는 경찰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모임을 통제할 수는 없으나 진출입 유도로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가 향후 반드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지자체, 관계 수사기관은 이번 참사 원인을 사실에 근거해 신속하게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고 전날)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고 그것을 최대한 빨리 주변에 전파를 하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협조를 하고 적극적으로 경찰관 등의 지시를 따라서 협조할 수 있도록 긴급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했다"며 "정보 공유라든지 현장에서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부족했다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용산구청과 용산경찰서는 세계음식문화거리를 밀집 혼잡구역으로 지정하고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함께 이태원역 주변 환풍구에 안전가드를 추가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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