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오르는데 자녀지원 감소…한은 "저소득 고령층들, 열악해도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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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0-3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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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상당수가 일자리의 질 악화에도 불구하고 비자발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와 달리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생활비도 급등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한국은행이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발표한 '고령층 고용률 상승요인 분석'에 따르면 "2010년 이후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고령층의 고용률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1년 중 고령층의 취업자수는 266만8000명 증가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수 증가폭인 324만명의 약 82%를 차지했다. 고령층의 고용률도 점차 증가해 2010년 36.2%에서 2021년 42.9%로 늘었다. 이 기간 전체 고용률은 2010년 58.9%에서 2021년 60.5%다.

한은은 한국고령화연구패널조사 미시자료를 이용해 고령층의 고용률 상승 요인을 노동 공급 측면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 고령층의 고용률 상승에는 고령층이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사적이전이 줄고 공적연금·자산소득 대비 생활비의 급격한 증가 등 경제적 요인이 작용했다. 자녀로부터 지원받는 금액을 연도별로 상하위 1% 극단치를 제거 후 소비자물가지수로 실질화해 평균금액으로 산출한 결과 지원 비율은 2012년 75%를 넘었지만 매년 감소해 2020년 65% 선으로 하락했다.

또 한국고령화연구패널조사 원자료에 따르면 공적연금 및 자산소득이 모두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 변수의 생활비 대비 비율은 하락하거나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공적연금의 생활비에 대한 비율은 2008년 62.9%에서 2020년 59.6%로 낮아졌다. 1인당 평균 자산소득의 생활비 대비 비율도 2008년 39.0%에서 2020년 38.5%로 소폭 줄었다. 비근로소득이 없거나 낮은 저소득 고령층에서 고용률 상승폭이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배우자의 취업이 증가하거나 건강상태 개선 등 인구사회학적 특성의 변화도 고령층 취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 관계자는 "고령층의 비자발적 노동 공급을 줄이는 대신 자발적 노동 공급은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사회복지 지출 확대, 기초연금 수준 증대 등을 통해 노동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자발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저소득 고령층의 소득 기반을 확충하고 퇴직 후 재고용 등을 통해 주된 일자리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축적된 인적자본의 효율적 활용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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