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희생자 명단 공개' 후폭풍...이태원 '국조' 동력 잃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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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11-1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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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정보법 위반·2차 가해 처벌까지 제기

  • 與 '민주당 배후론' 의심 강력 처벌 요구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를 위한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헌화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면서 야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국정조사(국조)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명단 공개가 유족의 동의를 모두 구하지 않고 이뤄진 것에 대한 여당의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위법 논란과 함께 2차 가해 등 권리 침해 및 공적 정보 유출 과정에서의 처벌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거대 야당이 추진하는 국조에 대한 회의론이 상당하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매체를 비난하면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 매체 민들레의 정체가 무엇이고 이들이 희생자들을 이용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엄정하게 법적,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앞서 이전 대형 참사에서 사망자 명단이 공개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의 경우 희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고 유가족들도 동의했으며 취재진들 사이에서도 꼭 필요한 범위 이상으로 희생자들의 이름과 신원이 퍼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지켜졌다"고 설명했다. 

여당이 희생자 명단 공개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의 배후론'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명단 유출과 민주당 인사들과의 연결고리가 밝혀지면 대국민 석고대죄로도 모자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국조 드라이브에 여전히 계속 강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재난대책수립TF 단장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맡은 점을 거론, '국민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태도로 읽힌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성역 없는 국조와 특검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면서, 범국민 서명운동에 대한 국민 참여를 당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이번 주 중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명단 제출을 교섭단체들에 공식 요청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17일에는 김상희, 우상호 등 중진의원들이 김 의장을 예방, 국조 특위 구성을 압박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중진·재선에 이어 초선 의원들까지 '국정조사 반대 입장'을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확실히 밝히면서, 야당과의 타협점 모색은 없을 전망이다. 애초 당 일각에서는 국조에 긍정적인 기류도 있었지만, 최근 장제원 의원 등 이른바 윤핵관들이 국정조사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당론이 하나로 모아진 상황이다.

한편 국조를 둘러싸고 여야 간 입장 차가 첨예한 가운데, 이날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서장에 대해서는 참사 당일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으면서도 차를 타고 이동해 현장에 늦게 도착한 이유를, 류 전 상황관리관에 대해서는 당시 상황실을 비운 이유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성 질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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