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은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본점에서 강신숙 신임 행장 취임식을 열었다. 강 신임 행장은 18일부터 2년간 수협은행을 이끈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지난 15일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을 모두 거친 강 신임 행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행추위가 후보자 재공모, 최종 후보 선출 연기 등 과정을 거치면서 외부 출신 낙하산 인사가 내정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지만 수협 측이 원하는 내부 인사가 신임 행장에 오르면서 논란이 해소됐다.
업계 우려와 달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언한 대로 CEO 선임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그러나 수장 연임·교체를 결정해야 하는 금융회사들은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업은행은 내년 1월 2일 윤종원 행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은보 전 금감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료 출신과 내부 출신인 김성태 IBK기업은행 전무이사,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이 중에서도 정은보 전 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신한금융과 NH농협금융, 우리금융, BNK금융지주도 수장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농협금융은 지난 14일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했다. 내부규범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가 시작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절차를 마쳐야 해 다음 달 23일 전에는 최종 후보가 선정될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연임을 앞두고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중징계를 받는 등 악재에 직면했다. 과거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징계 건으로 금융당국과 취소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어 이번 건도 법적 다툼으로 끌고 가면 단기적인 사법 리스크는 해소할 수 있다.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는 발언은 부담이다.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가 된 이후 외풍을 차단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췄지만 우리금융 지분 약 4%씩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유진자산운용 같은 과점 주주가 손 회장 거취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도 관건이다. 우리금융 임추위 중 1인을 제외하면 과점 주주들이 추천한 위원들로 채워진다.
BNK금융지주도 임추위를 가동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기 시작했는데 회장 후보군으로 외부 인사를 포함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꿔 정부나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직원들 입장에선 기존 CEO가 연임하거나 업무 경험이 많이 쌓인 내부 출신이 오는 걸 선호한다”며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선 경험과 노하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