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56.2%는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내년 가계 소비지출은 올해에 비해 평균 2.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위 20%인 소득 5분위만 소비지출이 0.8% 증가하고 나머지 소득 1~4분위는 모두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지출 감소 폭이 더욱 클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는 소득 1분위 –6.5%, 2분위 –3.1%, 3분위 –2%, 4분위 -0.8% 등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 및 소득 감소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 여력이 비례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지출 축소 이유에 대해 응답자 중 43.9%는 물가 상승을 가장 주된 이유로 꼽았다. 실직·소득 감소 우려(13.5%), 세금·공과금 부담(10.4%), 채무(대출 원리금 등) 상환 부담(10.3%) 등이 뒤를 이었다. 여행·외식·숙박 소비를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21%로 가장 많았다. 내구재(15.4%), 여가·문화생활(15.0%)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민간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가 줄어들 전망이다.
응답자 중 24.1%는 소비 활성화 시점으로 2024년 상반기를 꼽았다. 21.9%는 내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기약 없음’을 택한 응답자는 21.5%였다.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2.7%)과 금리 인상 속도 조절(20.9%), 조세 부담 완화(14.5%) 등 순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년 1%대 저성장이 현실화하면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이 악화할 수 있다”며 “정부는 민간소비의 핵심인 가계소득 보전을 위해 기업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 유지와 창출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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