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는 7일 태국에서 ‘모델 3’와 ‘모델 Y’ 예약판매를 개시했다. (사진=NNA)]
태국의 전기차(EV) 시장에 중국 기업들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제조사들도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미국 테슬라는 7일부터 2개 차종에 대한 예약판매를 개시했다. 토요타자동차는 지난달 배터리식 전기자동차(BEV)를 처음으로 출시했으며, 현대자동차도 태국 시장 EV 투입을 본격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EV 허브를 추구하고 있는 태국 시장을 둘러싸고 세계적인 제조사와 중국 기업들 간에 경쟁이 향후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테슬라가 태국에 출시한 모델은 세단 ‘모델 3’와 SUV ‘모델 Y’. 가격은 모델 3이 175만 9000~230만 9000바트(약 693만~909만 엔). 1회 충전 항속거리는 559km. 모델 Y는 195만 9000~250만 9000바트이며 항속거리는 510km. 태국 정부의 EV 보조금 적용 후 가격이다.
테슬라는 7일, 방콕 중심부에 기간한정으로 전시장을 오픈했으며, 내년 3월까지 정식 매장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분기에 100대 이상 납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2월에는 전용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이후 10곳까지 확장한다. 15분 충전으로 275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테슬라 관계자에 따르면, 사전예약은 테슬라의 홈페이지에서 접수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가족단위 고객의 수요가 많은 ‘모델 Y’의 인기가 높다고 한다.
태국 시장에서는 창청자동차(長城汽車, GWM) 타일랜드가 6월부터 EV ‘올라(欧拉)’ 굿캣GT’를 발매하고 있다. 가격은 128만 6000바트. 중국의 비야디(比亜迪)는 지난달 SUV ‘ATTO 3’를 출시했다. 표준모델의 가격은 109만 9900바트. 토요타가 같은 달에 출시한 중형 SUV EV ‘bZ4X’의 가격은 183만 6000바트. 비야디의 ATTO 3는 사전예약 판매 이후 한달 동안 7000대 이상 판매됐다. 토요타의 bZ4X도 예약개시 하루 만에 3300대 이상이 판매돼 접수를 마감하는 등 태국 소비자들의 EV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중국 제조사 중 신흥기업 AIWAYS(愛馳汽車)는 태국 기업 패닉스 EV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패닉스 EV는 향후 5년간 AIWAYS로부터 EV를 비롯한 ‘신 에너지 차(NEV)’ 약 15만대를 조달, 판매한다는 계획.
글로벌 제조사 중 현대자동차도 EV를 태국 시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EMS(전자기기 수탁제조 서비스) 세계 최대 기업 홍하이(鴻海)정밀공업과 태국 국영 석유회사 PTT는 합작 EV 제조사 ‘호라이즌 플러스’를 설립, 촌부리현 로자나공업단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투자액은 약 370억 바트이며, 2024년 조업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EV 전환 움직임 강화
태국에서는 올해 1~10월 기간 BEV가 약 7552대 판매돼(트럭, 버스 포함), 지난해 연간 판매된 2128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EV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올 1~10월 신차판매대수는 약 70만대에 달하고 있으며, 전체 중 BEV가 차지하는 비율은 그다지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EV 시장은 향후 확실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국에서 판매되는 EV는 대부분 수입차라 태국의 부품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부품기업 아피코 하이테크는 지난 10월 베트남 빈패스트로부터 EV용 도어와 플라스틱 부품에 대한 생산과 공급을 수주했다고 밝히는 등 관련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 일본 부품제조사 간부는 NNA에, “현재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EV 수요 확대로 일부 부품의 수주가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대다수 제조사들은 향후 EV 라인업을 확충해 나가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론을 제공하는 은행과 제2금융권도 EV용 신상품 판매를 개시하는 등 주변 업계에서도 ‘EV 전환’을 서서히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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