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산업 전망] ③배터리, 북미·유럽시장 지키려면···中 넘을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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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12-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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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업체들 글로벌 시장서 거센 도전

  • 美·유럽 규제 대비 소재 공급망 脫중국

  • 두 시장서 점유율 고르게 유지도 중요

내년 배터리 산업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놓고 한국과 중국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핵심 원자재법(CRMA) 등 주요 시장별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은 지역별로 다른 전략을 들고 싸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내년에도 미국 시장 확대에 무게중심을 둘 전망이다. 앞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유럽 사업 내실을 다지면서 전기차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시장 선점에도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포드, GM, 스텔란티스 등과 합작한 법인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적극적인 생산공장 구축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합작한 얼티엄셀즈는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에서 제품 양산에 돌입했고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도 미국 켄터키주에서 첫 삽을 떴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인디애나주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시장 성장성을 봤을 때 국내 기업들이 북미 지역을 핵심 지역으로 설정해 전략적으로 생산능력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가 전기차 전환율이 낮은데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시장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는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생산능력 확대가 유럽 시장 비중을 낮추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유럽 시장 중요도도 상당하지만 북미 시장이 태동기인 만큼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IRA 때문에 미국 시장이 많이 부각되겠지만 유럽에서도 CRMA가 언제 가시화할지 모른다”며 “기본적인 방향성 자체는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공장 가동률을 신속하게 높이면서 양쪽을 모두 챙기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완성차 업계가 전동화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수년 동안 전 세계 배터리 시장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2020년 약 330억 달러 규모인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36.7%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25년 최대 16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시기 지역별 시장 규모는 아시아 868억4500만 달러, 유럽 454억5000만 달러, 북미 169억9400만 달러 등으로 예상됐다.

급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중국 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3사가 중국 기업에 밀리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얼티엄셀즈와 블루오벌SK가 양산을 본격화하는 2024~2025년이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 성장세를 꺾고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우리가 점유한 시장을 방어하고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재편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유럽과 미국은 한국 기업들이 먼저 진입한 시장이기 때문에 수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기업도 다각도로 대규모 시장 진출을 도모할 것”이라며 “점유율을 잘 지켜야 하는데 특히 미국에 집중하다가 유럽을 놓치면 안 된다. 동시에 IRA, CRMA 등에 대비해 소재·부품 분야에서 탈중국을 이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구축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공장 전경 [사진=얼티엄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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