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인건비·구인난 '삼중고'...엔데믹 효과 없는 골목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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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기자
입력 2022-12-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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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계동 한 상가 임대 매물 모습 [사진=김승권 기자]

'골목상권 사장님'들이 신음하고 있다. 리오프닝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했지만 동네 상권의 자영업자들을 기다린 건 고물가, 인건비 상승, 구인난 '삼중고'였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자영업자의 삶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68.6%의 올해 매출 실적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식자재 가격 인상에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손에 쥐는 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통계에서도 소상공인의 음식점업 체감 시장경기지수는 지난 10월 57.9로 지난 5월(84.2) 대비 26.3포인트 떨어졌다. 

중심상권은 리오프닝 이후 매출 회복세가 뚜렷하다. 실제로 명동, 종로, 홍대 등 중심상권의 일부 점포는 코로나19 이전 90% 수준까지 매출을 회복했다. 

그러나 중심상권의 회복세가 골목상권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골목상권은 더딘 매출 회복세에 식재료 비용 증가 등 고정비 지출이 늘면서 오히려 영업시간 제한이 있던 시기보다 이익이 줄어들기도 했다. 
 
이처럼 실물경기 바로미터로 불리는 골목상권의 침체는 본격적인 소비 위축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2 3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는 145.89로 전 분기보다 0.71포인트 올랐다.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는 지난해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상승하고, 매 분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외식업 소상공인들의 위기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외식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8.2%가 '식재료비 상승'을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경쟁 심화(79.1%), 인건비 상승(75.7%), 임차료 상승(74.2%)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중계동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원자재가 상승이 제일 힘든 부분인데 달걀 가격이 작년보다 많이 올랐고 시금치 등 야채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며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지역 장사는 단골 장사여서 올리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를 버티려고 받은 대출도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소득의 상당부분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는 상황이다. 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자영업자 평균 대출 금액은 9970만원에 달한다. 자영업자의 28%가 4~6%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고 8명 정도가 8% 이상 고금리 대출을 끌어썼다. 

고정비 증가에 대출이자 부담까지 겹치며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도 늘고 있다. 전경련 조사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4명이 현재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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