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한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올해 중순 서울시에서 재건축 인허가를 받았지만 착공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건축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착공을 위한 절차가 산적해 내년 시행 여부도 확답할 수 없다는 게 서울 종로구청과 회사 측 설명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소재한 자사 사옥을 지상 16층 규모 업무·문화시설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 제7차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해당 내용을 담은 종로구 '수송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7지구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해 사실상 코리안리 재건축을 승인했다. 코리안리는 1985년 4월 준공 이후 지속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해왔지만 건물 자체 노후화를 피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고 2020년부터 종로구청과 재건축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코리안리 본사는 연면적 3만9357.43㎡, 지하 3층∼지상 12층 규모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연면적 약 9만3000㎡에 지하 6층∼지상 16층 규모 건물로 거듭나게 된다. 이에 기존 코리안리 건물에 입주한 일부 업체들은 재건축 착공에 대비해 미리 이전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착공될지 알 수 없다는 게 종로구청과 회사 측 설명이다. 그간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진행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 있었지만 관련 승인 절차들이 산적해 내년 착공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설계안 등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획득해야 하고 자치구인 종로구청의 사업시행 인가 과정도 남아 있다. 이후 서울시에서 굴토·구조 심의도 받아야 하고 지하안정역량평가 등 각종 평가를 통과해야 첫 삽을 뜰 수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정비계획을 통해 코리안리 재건축이 확정됐지만 이후 착공을 위한 여러 심의와 평가 절차들이 남아 있다"며 "해당 심의들을 한번에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어 내년 착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코리안리도 착공 시 임시 사옥으로 활용할 오피스를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아직 착공 시기가 정해지지 않다 보니 임시 사옥으로 활용할 장소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기존 근무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광화문 인근으로 임시 사옥이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코리안리는 재건축 후 지면과 접하는 사옥 4개 층(지하 2층∼지상 2층)에 근린 생활시설을, 지상 14개 층(지상 3∼16층)에는 업무시설을 배치할 예정이다. 특히 지상 2∼5층에는 총 1004석 규모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 지상 3∼4층에는 300석 규모 공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코리안리는 사회공헌활동 일환으로 문화재단을 설립해 콘서트홀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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