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법률자문 수요가 시장 철수를 위한 매각·청산과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위한 자문, 두 부류로 재편되고 있다. 제조업을 필두로 중국 시장 철수 여부를 타진하는 자문과 국내 첨단산업의 JV 설립을 위한 자문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韓 제조업 중국 '엑소더스'···법인 청산·매각 자문 급증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철수로 인한 법률 자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미·중 갈등 여파와 인건비 상승으로 탈(脫)중국을 검토하는 제조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게 로펌업계 전언이다. 현대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의 현지 생산량 감소로 관련 부품사들이 시장 철수를 결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는 시장 철수 시 매각보다는 주로 법인 해산·청산에 대한 자문이 많다고 로펌업계는 전한다. 생산시설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기업들을 상대로는 설비 이전과 토지 매각에 대한 자문 등을 함께 제공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중국 내 기업을 대상으로 자문을 수행해 온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최근에는 인건비 등 경영 비용이 많이 증가해 중국 투자 자문 요청이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조업은 신규 투자보다도 구조조정 방향으로 자문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며 "시장 철수나 지분 등 자산 매각이나 법인 해산·청산 수요에 관한 법률 자문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헬스케어·반도체 합작법인 자문 수요는 꾸준
전체적인 중국 투자 수요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지만 국내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앞선 헬스케어 분야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에서는 투자 자문 수요가 꾸준하다.
다만 국내 업체들은 직접투자가 청산이나 해산, 사업 철수 시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이유에서 중국 업체와 JV 형태 법인 설립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산운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최근 신규 투자는 반도체나 헬스케어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이 중국 업체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업체들도 한국 기업과 합작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 변호사는 "중국 기업들은 미·중 분쟁 영향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동남아 진출 아니면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국내 배터리·헬스케어 기업과 합작하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관련 자문을 국내 로펌에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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