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주식시장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시장에 온갖 '소문'이 떠돌면서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주가의 급등락을 주도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은행 주가는 전날보다 14.65% 오른 1만13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제주은행은 장중 한때 14.14% 1만1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 6000원대였던 제주은행은 올 들어 '설(說)'에 휩싸이면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15일 인터넷은행 전환설에 시간외거래에서 상한가를 기록한 제주은행은 이튿날 주가가 25.00%까지 치솟으며 마감했다. 이달 초 제주은행 최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서 제주은행을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부터 4거래일 동안 상승률은 67.26%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 20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신한지주가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내자 제주은행의 주가는 하루 만에 23.47%가 빠졌다. 3거래일 연속 하락하던 제주은행 주가는 이날 또다시 10%대 상승을 보이는 등 혼란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전날 유안타증권도 매각설이 알려지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급등락을 했다. 유안타증권은 장 초반 20.93% 급등했다. 유안타증권 우선주인 유안타증권우는 개장과 함께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안타그룹이 최근 유안타증권을 우리금융지주에 내년 초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와서다. 그러나 유안타증권과 우리금융 모두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주가는 이내 상승폭을 좁히기 시작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도 우리금융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단 소식에 지난 26일 장중 21.00% 급등했다.
소문이 사실로 알려져도 주가의 강세가 지속되진 않는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다른 매각설이 나왔던 금융회사와 달리 설이 실제로 유력해졌지만 다올인베스트먼트 주가는 26일 하루 급등한 뒤 이튿날은 1%대 상승에 그쳤고, 급등 이틀 뒤엔 오히려 하락했다.
매각, 인수 등은 주가 그래프를 밀어 올리는 단골손님이다. 대주주가 바뀌면서 새로운 시너지가 발생하고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 8월 하림이 바이오 신사업 진출을 위해 제노포커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제노포커스 주가가 22% 넘게 급등했다.
지난 6월에도 SK증권의 최대주주가 우리금융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흘러나오자 17일 주가가 15%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SK증권이 해당 소문을 공식적으로 부인하자 약 11% 급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도 투자심리가 몰리는 등 투자자들은 최근 테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주가를 밀어 올릴 재료가 부족한 상황이라서다. 올 연말 증시가 반짝 상승하는 '산타랠리'가 사실상 물 건너갔고 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내년 기업들의 사업구조 재편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인수합병(M&A) 소식을 두고 주가 급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문만 믿고 투자했다가는 손실을 보기 쉽다"며 "특히 개인투자자는 급등과 급락을 대응하기 어려워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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