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면접자에 "춤 춰봐" 요구한 신협에 인권교육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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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수습기자
입력 2023-0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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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면접서 외모 평가에 춤·노래 지시

국가인권위원회[사진=연합뉴스]

신용협동조합 채용 면접 과정에서 여성 면접자에게 외모 평가와 춤·노래 지시가 있었다는 진정 사건이 ‘성차별’에 해당한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가 나왔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모 지역 신협 최종 면접에 참여한 여성 응시자 A씨는 면접관에게 "키가 몇인지", "○○과라서 예쁘네" 등 직무와 관계없는 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면접관들이 노래와 춤을 강요했다고도 밝혔다.
 
당시 면접관들은 인권위에 차별하려는 의도로 질문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쁘시구먼” 등 외모 평가는 긴장을 풀라는 차원에서, 키와 몸무게는 이력서에 적혀있지 않아 물어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래와 춤 역시 강요한 게 아니라 자신감을 엿보기 위해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서 율동도 곁들이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면접관의 질문 의도와 상관없이 차별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신협중앙회장에게 채용 지침 보완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면접관들의 질문이 “성차별적 문화 혹은 관행·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직무에 대한 질문보다 외모와 노래·춤 등과 관련한 질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건 여성에게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기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더불어 면접자와 면접관의 위계관계를 고려해 “면접자는 선뜻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고 요구를 거절할 경우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남녀고용평등법 7조에는 여성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인권위법도 성별을 이유로 고용에서 특정인을 배제·구별하는 행위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본다.
 
인권위는 채용 면접은 결과만 통보되는 경우가 많아 면접관 성향·편견이 드러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질문 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협중앙회 측은 "면접관에 외부인사를 포함하도록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임직원 필수교육에 면접관 관련 교육 내용을 넣겠다"며 "해당 사례를 공유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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