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정상, 대중국 억지력 강화 합의···일본 반격능력 강화 지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열고 중국을 겨냥해 미일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작년 말 보유를 결정한 '반격 능력' 등 방위력 강화 정책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일본 정부의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이른바 3대 안보문서 개정과 관련해 "일본의 역사적인 국방지출 증액과 새 국가안보전략을 기반으로 우리는 군사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포함해서 기술과 경제 이슈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미국은 최근 역사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복합적인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묘 "일본 및 역내 평화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일본은 지난해 말 새 국가안보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는 등 방위 능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키로 결심했다"며 "일본의 이 정책은 동맹의 대응 및 억지 능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면서 3대 안보문서 개정을 통해 적의 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5년 뒤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일본 방위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일안보조약 5조(집단방위)에 따라 핵을 포함한 모든 능력을 사용해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하며 이 5조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도 적용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아울러 중국이 군사적 위압을 강화하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책임을 묻기 위해 양국이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처음 대화한 이래 보여준 기시다 총리의 강한 리더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을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어떤 문제에서 어떻게 우리가 이견이 있을 수 있는지 찾는 것일 것"이라면서 "양국이 지금보다 더 가까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해 일본 방문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담,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역내외 평화 및 안보와 번영을 위해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5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법의 지배에 근거한 국제질서 유지와 인도·태평양 정세를 논의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며 양국 정상은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해 협력할 인식을 공유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의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면한 지 두 달 만에 열렸다. 지난 2021년 10월 취임한 기시다 총리의 백악관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담은 업무 오찬을 포함해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양국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회담에는 미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람 이매뉴얼 주일미대사,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일 측에서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등이 배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