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와 하나에프앤아이가 효성화학의 참패에도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개별적인 펀더멘털 이슈가 있었던 효성화학과 달리 이들 기업의 개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양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A+)와 하나에프앤아이(A)는 이날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트렌치는 신세계푸드가 1년 6개월물 500억원이고 하나에프앤아이는 1년물 200억원, 1년 6개월물 300억원, 2년물 300억원으로 총 800억원으로 구성됐다. 금리밴드는 신세계푸드가 민평금리(4.967%)에 -30~+70bp, 하나에프앤아이가 민평금리(5.419~5.445%)에 -30~+100bp다.
수요예측 결과는 대흥행이었다. 신세계푸드는 500억원을 모집한 1년물에 195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하나에프앤아이에는 총 6600억원의 주문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A 펀드매니저는 "두 기업의 신용등급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평금리가 최대 50bp 가까이 더 높고 금리밴드 상단도 30bp 높은 하나에프앤아이가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인 투자처였다"고 귀띔했다.
신용등급 AA- 미만 회사채의 수요예측 성공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27일 510억원 규모 3년물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통영에코파워(A+)는 주문을 단 한건도 받지 못한 바 있다. 지난 17일에는 효성화학(A·부정적)이 12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시장 주문을 한건도 받지 못하며 쓴맛을 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와 하나에프앤아이 수요예측 흥행의 배경으로 펀더멘털을 꼽았다. 대규모 투자로 인한 차입 부담과 수익성 부진 우려 등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있는 효성화학과 달리 이들 기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B 펀드매니저는 "A등급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크게 손실을 볼 수 있어 개별 기업 펀더멘털에 따라 참여를 결정하는 분위기"라며 "효성화학은 펀더멘털 우려가 있었지만 하나에프앤아이는 이 같은 문제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모집액을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와 하나에프앤아이가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다른 A 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신용등급 AA- 이상이 아니면 수요예측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개별기업 펀더멘털이 준수하다면 충분히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면서 자금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AA- 미만 기업은 SK인천석유화학(A+)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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