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고점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새해 들어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은 연초 대비 10% 이상 급등했고 국내증시도 상승폭이 10%에 근접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450.47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종가인 2225.67 대비 224.80포인트(10.10%) 급등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671.51에서 738.62로 67.11포인트(9.99%) 상승 마감했다.
연초 반등세는 국내증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미국과 중화권 증시에서도 10%대 상승세가 관측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만386.99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1만1621.71로 1234.72포인트(11.89%) 급등했다. S&P500은 3824.14에서 4070.56으로 246.42포인트(6.44%),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3만3136.37에서 3만3978.08로 841.71포인트(2.54%) 올랐다. 중화권에서는 이날 오후 2시 51분 기준으로 항셍이 9.97%, 선전(심천)이 8.77%, 상하이(상해)가 4.88% 상승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강세는 최근 강해지고 있는 미국 기준금리 천장론에서 기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급격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한해 동안 지속한 통화긴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다. 연준은 지난해 3월 25bp(1bp=0.01%) 인상을 시작으로 5월 빅스텝(50bp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6월과 7월, 9월에 걸쳐 3연속 자이언트스텝(75bp 인상)을 밟으며 시장에 공포감을 조성했다.
하지만 2022년 11월을 기점으로 연준의 기조가 바뀌기 시작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빅스텝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완화된 신호를 보냈다. 12월 FOMC에서는 베이비스텝(25bp) 행보를 보이며 완전히 달라진 통화정책 기조를 시사했다.
연준의 기조변화를 견인한 것은 둔화되고 있는 물가 상승세다.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던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월(8.5%)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10월 CPI가 7.7%를 기록하며 8%선이 깨졌고 12월 CPI는 6.5%로 떨어지며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이던 높은 인플레이션이 꺽이기 시작하자 시장은 금리인상 사이클의 조기종료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2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을 98.4%로 예상했다. 또 3월 FOMC 기준금리 인상폭도 25bp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84.2%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오는 9월까지 금리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견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지나친 기대감은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연준이 오는 2월 FOMC에서 시장의 환호를 잠재우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감이 다소 과도해진 측면도 있다"며 "아직 양적긴축(QT)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성 금리인하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2월 FOMC 이후에도 기대감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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