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전쟁은 진행형"…근원물가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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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3-02-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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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원물가 5.0%↑…생활물가지수도 6.1%↑

한파가 이어지면서 작업에 차질이 생긴 영향으로 대파, 파프리카, 상추 등 채소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1월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고물가 고착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근원물가는 주로 수요의 영향을 받는 품목만 따로 모은 것으로, 물가 상승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2월 소비자물가도 5% 내외 상승 예상"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0% 올라 전월(4.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1% 상승했다.

근원물가가 꾸준히 오른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국제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석유제품 등 일부 품목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5.0%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오전 한은 본관 15층 회의실에서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소비자물가는 이달에도 5% 내외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중국 방역 정책 완화 이후 예상보다 경제활동이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리오프닝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경우 수요 증대로 국제 원자재 가격에 대한 상방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도 1분기까지 물가 상승률이 5.0% 내외를 기록하다 2분기부터 서서히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인플레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앞으로 더 오르나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마저도 장밋빛 전망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상에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의 줄줄이 인상이 예고돼 있는 데다 식료품과 외식 가격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소식은 소비자의 물가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향후 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3.9%로 집계됐다. 

앞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내리고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 연속 하락했다가 새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은 안정됐지만, 1월에 전기·가스료가 올랐고 상반기 중 교통비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끌어올렸다.

실제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일찍 찾아온 강추위로 난방 수요가 늘면서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는 가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들어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다음달 고지되는 난방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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