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안시내 작가가 말하는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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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3-03-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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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사람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는 말처럼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여행으로 세상을 배운 안시내 작가와 여행에서 느낀 인간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안시내 작가]


Q.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나셨는데요. 그렇다 보니 친구의 정의나 인간관계의 원칙 등이 많이 달라졌을 듯해요.
A. 예를 들어 반드시 보상을 바라고 주는 마음가짐이 없어졌어요. 보통 사랑을 주면 똑같이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이젠 그런 생각을 애초에 하지 않고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야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도 여행 당시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의를 보게 되면서 "받을 생각하지 않고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어요.
 
Q. 코로나로 2년 넘게 여행이 단절된 삶을 살았잖아요.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A. 코로나로 여행이 단절 됐을 때는 제주도의 한 곳에서 오래 머물렀어요. 각박한 도시가 아니라 제주도에서의 사람들을 보고 싶었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수익도 없고 여행도 못 가서 힘들었는데 사람들이 저를 버티게 해줬어요. 코로나 이전에 바빠서 못 만났던 사람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올 여름에는 일 때문에 이집트와 태국에 가게 될 것 같고요.
 
Q. 여행을 뭐라고 생각하세요? 동네 산책을 여행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A. 첫 책에는 여행을 삶보다 더 진한 삶이라고 적었어요. 아직도 그 마음은 변함없는 것 같아요. 3~4일 정도 정해진 기간을 가는 건 여행보다는 관광이라고 생각하고 제가 생각하는 여행은 마음을 온전히 내려놓고 길게 떠날 때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때 여행은 삶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대부분 장기여행자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Q. 여행을 통해 발견한 안시내는 어떤 사람인가요?
A. 인간 안시내에 대해 면밀히 탐구하게 된 것 같아요. 아무것도 혼자 못하는 나약한 사람인 줄 알았지만 모든 걸 해쳐나갈 수 있는 강한 사람이었고, 나는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사람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자식 안시내구나. 혼자보다는 함께일 때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그렇게 강한 사람도, 약한 사람도 아니다. 너무 강한 사람도 약한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넘어질 수 있지만, 곧바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Q. 안시내 작가만의 여행 기록법이 있나요?
A. 저는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하고 휴대폰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순간을 즐기기도 아까워서 모든 걸 기록하지는 않아요. 근데 충격 받은 일들은 기록을 해야되잖아요. 근데 그 순간을 방해 받고 싶지 않아서 뜨거운 감정을 한 두줄로만 작성해요.

Q. 마지막으로 처음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첫 걸음마나 첫 자전거나 누구나 쓰러지잖아요. 그래서 저는 누구든지 처음의 단계에서는 실패할 수 있고 넘어질 수 있으니까 그런 것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누구에게나 처음은 똑같고 처음 낯설고 어색한 게 맞으니까. 저도 서른 초입에서 몇 번이나 넘어질지는 모르지만 이 생각을 가지면서 조금 더 넘어지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으려고요.

 

안시내 작가와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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