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가 잇따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지난 1월 26일 탑코미디어는 오는 2월 10일 전환청구권 행사로 인해 전체 주식의 12.91%인 229만3576주가 신규상장된다고 공시했다. 청구가는 3052원이다.
문제는 오버행 이슈다. 이날 주가는 7270원으로 청구가 대비 138.20%가 높다. 즉 오는 10일까지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차익을 위한 매도물량 유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앞서 지난해 12월 16일 노마드투자조합은 탑코미디어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당시 발행주식의 약 17%인 285만주가 신주로 상장하면서 주가는 8%가 급락했고, 이후 주가는 약세를 이어온 바 있다.
전환사채는 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지만 보유자 의사에 따라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통상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함께 ‘메자닌(Mezzanine) 채권’으로 불린다. 앞서 지난해 8월 HLB제약이 2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CB를 발행하는 데 있어 배우 소지섭도 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CB의 경우 채권 보유자가 전환권을 행사해 주식을 신규로 상장할 수 있다. 이는 주가가 희석돼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주식 전환 후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다면 상장 후 즉각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챗봇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급등세를 나타내온 바이브컴퍼니도 약 5%에 가까운 주식이 시장에 풀릴 예정에 있어 오버행 우려가 높다.
금감원 공시를 보면 지난달 26일 바이브컴퍼니는 5만9354주(1.06%)가 이달 9일에, 또 21만2482주(3.8%), 5만9354주(1.06%)가 오는 14일에 신주가 상장된다고 공시했다. 전환청구가는 2만5272원으로, 현재주가 3만5400원 대비 40%가 높다. 바이브컴퍼니 주가는 최근 고점에 따른 부담으로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하락해온 바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일반의약품 연질캡슐 생산 전문기업인 알피바이오는 지난 1월 20일 47만2692주(5.77%)가 2월 8일 신규로 상장된다고 공시했다. 전환청구가는 1만400원으로 현재주가인 1만4760원 대비 41%가 낮은 상태다. 상장 시 매도물량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에스넷은 지난 3일과 2일 각각 35만5239주(2.06%), 27만376주(1.59%)가 23일, 22일 상장된다고 공시했다. 현재 주가는 6110원인 반면 청구가는 5067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고점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CB로 전환된 주식이 대거 매도될 경우 주가 하락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급이 받쳐준다면 CB발행물량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최근 주식 시장이 오름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는 대부분 개인이 아닌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수세 때문으로 이를 받쳐주기에 의문이 든다. 오버행 종목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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