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가 26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윤상현·조경태·천하람·황교안 후보는 각각 자신의 장점을 강조하면서도 당 대표의 역할이 총선 승리를 이끄는 데 있다는 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정부 집권 초반임에도 불구, '거야(巨野)'인 더불어민주당을 막지 못했다는 자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후보자들은 10일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거쳐 본격적인 전당대회 경쟁 구도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주경제는 컷오프 결과가 발표되기 전, 당 대표 후보자 다섯 명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만, 안철수 후보는 대통령실과의 갈등 상황 이후 언론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다고 알려와 이번 인터뷰에서 제외됐다.
김 후보는 다양한 경력을 최대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겨본 적 있고, 이기는 법을 아는 당 대표 후보"라며 "입법, 행정, 사법을 두루 거치며 역량을 키워 온 만큼 당의 승리를 이끌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판사 출신인 김 후보는 2014년 울산광역시장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윤 후보는 수도권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차기 총선에서의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만 공천과 무소속을 넘나들며 4선을 했다"며 "수도권 대표론자로서 타 후보들에 비해 경쟁력에서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조 후보는 통합의 리더십에 방점을 뒀다. 그는 "정권 출범 초기에 당 대표가 당내 계파 다툼의 중심에 서게 된다면 또다시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당내 통합을 위해서는 어떤 계파에도 속해있지 않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윤(非윤석열)계' 후보인 천 후보는 '친윤(親윤석열)'계와 각을 세웠다. 그는 "적극적으로 과거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하는 후보가 있고, 친윤의 손을 잡기 위해 이도저도 못하는 후보가 있다"며 "그들과 다르다. 지금보다 발전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 후보는 '실패해본 경험'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실패'라는 갑옷으로 무장했다. 다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가 위기 상황을 극복한 소중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각 후보들에 대한 일문 일답.
- 결선 투표로 가면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 불출마를 선언한 주자들과의 연합도 중요해진다. 전략이 있나?
▷김기현 "통합의 리더십인 '연포탕(연대·포용·탕평)' 정치를 말한 바 있다. 우리 당의 가치를 공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만나 허심탄회 이야기를 나눠 통합의 길을 걷겠다. 경쟁 후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연대를 통해 대통합을 이루는 것, 그리고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우리 당이 승리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수도권 당대표론을 강조하며 안철수 의원과 연대 가능성 나오는데, 끝까지 완주할 것인가?
▷윤상현 "완주하는 문제는 당원 여러분의 선택이다. 당연히 완주를 위해 출마했다. 그리고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 문제는 가변성의 문제다. 원칙은 시종일관 '수도권 대표론'이며 당원과 하나되는 '윤당연대'다. 우리에게 험지나 마찬가지인 인천, 수도권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펼쳤던 수도권 대표론이 수도권 연대론보다 더 우위다. 현 단계에서는 거기에 매진할 생각이다."
- 당권주자 중 난방비 추가경정예산(추경) 입장이 당론과 배치된다. 이에 대한 입장은?
▷조경태 "국민들의 난방비 급등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 주는 것이 참된 정치라고 생각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사태로195조5000억원의 천문학적인 추경 예산을 편성했던 것도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였다. 이번 난방비 급등에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본다. 195조5000억원의 3.3%인 6조4000억원만 쓰더라도 매달 10만원씩 3개월 동안 전 국민들에게 난방비를 지원할 수 있다."
- 이준석 전 대표가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비윤 이미지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
▷천하람 " 지금은 이 전 대표가 선거를 치른 경험도 있고, 당 개혁의 방향성이나 어떤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선거 과정에서도 색깔을 보여드리겠지만 당 대표가 되면 천하람이 당 대표가 되는 거다. 심지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고 하는 분들과도 개인적인 사이가 나쁘지 않다. 그분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거지 인격적으로 모욕할 생각은 없다."
- 지난 총선의 공천 실패, 극우 세력과 연합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황교안 "공천은 매번 많은 문제가 있었다. 대부분 대표가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권한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전권을 맡겼지만 그것이 잘못돼 실패했다. 다시 하게 되면 그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 실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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