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올로 겐틸로니 EU 재무 담당 집행위원이 1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2023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당초 예상과 달리 경기침체를 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온화한 겨울이 찾아오고 에너지 비축이 원활히 진행되면서 전망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EU 27개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이 0.8%,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는 0.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내놓은 경제성장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0.5%포인트, 0.6%포인트 상향된 것이다.
파스칼 도노후 EU위원회 의장은 이날 회담에서 "유로 지역의 고용 상황은 전쟁을 직면한 상황에서도 믿을 수 없을 만큼 탄력적이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유로존의 12월 실업률은 6.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7.0%에서 더 떨어진 수치다.
파올로 겐틸로니 EU 재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EU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안정적인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다. 겐틸로니 위원은 "작년 연말 상황보다 나은 성장률과 경제성장심리지수 개선은 EU 경제가 기술적 경기침체를 가까스로 피할 준비가 됐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하며 유럽 천연가스 가격 하락과 공급 다변화, 따듯한 겨울 등의 영향을 주목했다.
다만 보고서는 유로존 일부 국가는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분석했다. 위원회는 이탈리아 경제가 올해 첫 3개월 동안 침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는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 나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40%에 달하던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했으나 아직도 10% 가량은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인플레이션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0월 10.6%를 기록했다. 위원회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올해 5.6%, 2024년 2.5%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앞서 예상한 올해 6.1%, 2024년 2.6%에 비해 떨어진 수치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이 예측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가 확대되지는 않지만, 예측 기간 내내 공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순수한 기술적인 가정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따라 인플레이션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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