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놓고 여야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이 새겨들어야 할 의미심장한 참회록, 반성문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이걸 소화할만한 소양이 있는지는 그다음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진 정치인의 고민과 거시적 안목을 잘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특히 권 의원은 "정쟁만을 유발하는,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뉴스, 정치권 스스로 시비를 가리지 못해 벌어지는 정치의 사법화는 저 역시 깊이 공감하는 지적"이라며 "특히 입법기관인 국회가 법률의 품질에 매진하기보다, 양적인 성과에 급급했다는 진단은 여야를 막론하고 경청해야 한다. 국회는 여의도에 팽배한 입법 만능주의를 극복하고, 많은 법보다 좋은 법을 만들고 나쁜 법을 줄이어야 한다"고 적었다.
또 주 원내대표 역시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늘 정부 정책에 관해 얘기했는데 오늘은 저를 포함해 국회에 하고 싶었던 말을 정리해서 했다. 국회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할 것 없이 국민의 눈에 뭐가 잘못으로 비치는지 정리해봤다"며 "한국정치가 늘 4류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탈피하자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남탓만 한다며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경륜 있는 의원으로서 국회와 국가에 대한 여러 염려와 걱정을 잘 전달해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정의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시종일관 남 탓과 대책 없이 일관한 것이 매우 아쉽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당의 원내대표라면 현재 국민의 삶이 어떤 상황인지, 거기 따라서 집권여당과 정부는 뭘 할지 대책, 비전을 제시해야 함에도 그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아마도 집권당으로서 정부의, 또 대통령의 여러 무능과 실정을 방어해야 하는 처지에서 주로 여당이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야당인 민주당을 비판, 공격하는 데 시간을 쓰다 보니 그런 대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데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한마디로 자가당착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위기를 자초해놓고 위기를 빌미로 폭주하고 있다"며 "유체이탈이다. 집권여당의 비전이나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고 위기의 책임을 전 정부와 야당에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 원내대변인은 "지금 정치 불신을 야기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제1야당 대표를 소환하며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정권은 어떤 정권인가"라며 "윤 정권 들어 인사 참사를 시작으로 외교 참사가 이어졌고 159명의 국민께서 목숨을 잃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정치의 신뢰 회복은 남 탓이 아닌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출발해야 함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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