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금리 기조 속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은행권이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한 취약차주 지원 논의에 나선다. 은행권을 향해 차주 비용 부담 경감 등 고통 분담과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며 연일 압박에 나서고 있는 정부와 금융당국에 호응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은행권이 진행하는 (사회적 역할 강화와) 관련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는 쪽으로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면서 "(금융은)사실 복지가 아니기 때문에 기금 출연보다 은행이 취약계층에 대해 어떻게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은행 영업원리를 이용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중은행 임원들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회의를 갖고 대통령의 은행권의 사회적 역할 발언과 관련해 사회 환원과 금융지원 등 상생금융 강화방안에 대해 각 사별로 조율된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또한 "저희 금융지주사와 은행권이 큰 규모의 회사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여러 상황을 감안해 사회공헌기금 5000억 원 상당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은행권이 지난달 발표한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인 ‘2023 은행 동행 프로젝트’(가칭)이다. 당시 은행권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당기순이익의 6~7%에 해당하는 규모를 꾸준히 사회공헌에 사용해 취약계층을 위한 긴급 생계비 대출 재원으로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다만 "지원 과정에서 각 개별 은행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이미 그동안에도 개별 은행 등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온 바 있다"면서 "개별 지주 또는 은행 특색에 맞게 지원하는 것이 훨씬 나은 만큼 (연합회 차원의)공동모금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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